‘빅3’ 없는 코트… 젊은피가 끓어오른다

테니스 호주오픈 14일 개막

페더러·나달·조코비치 외 우승자
2004년 대회 이래 단 두 명 뿐
나달 “5세트 경기 무리” 대회 불참
조코비치도 부상 탓 선전 힘들 듯
스무살 알카라스·루네 돌풍 예감
10년 만의 새로운 챔피언 기대감

테니스 2024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은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43·스위스·은퇴)가 첫 우승을 차지한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스무 번 치러지는 동안 페더러와 ‘왼손 천재’ 라파엘 나달(38·스페인), ‘무결점의 사나이’ 노바크 조코비치(37·세르비아)의 ‘빅3’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나눠 가졌다. 조코비치가 10번의 우승을 차지했고, 페더러가 6회, 나달이 두 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빅3가 아닌 선수가 우승한 것은 2005년의 마라트 사핀(러시아)과 2014년의 스탠 바브린카(스위스)가 둘뿐이다.

오는 14일 개막하는 2024 호주오픈에선 바브린카 이후 10년 만의 ‘빅3’가 아닌 선수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모습을 볼 것이 유력해 보인다. 게다가 2017년부터는 ‘빅3’ 모두 30대를 넘긴 나이에 호주오픈을 우승했기 때문에 8년 만에 20대 ‘젊은 피’ 챔피언이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달(왼쪽부터), 페더러, 조코비치.

우선 세계랭킹 1위이자 지난해 호주오픈 우승으로 10번째 우승을 채운 조코비치는 손목 부상을 앓고 있다. 지난주 호주에서 열린 유나이티드컵 조별리그 체코전에서 오른쪽 손목을 다친 조코비치는 3일 8강전 남자 단식에서 세계랭킹 12위 알렉스 드 미노(호주)에게 0-2로 패했다. 조코비치는 “호주오픈까지는 회복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지만, 경미한 통증은 아닌 것으로 보여 호주오픈을 제 컨디션으로 치르기는 무리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1월 호주오픈에서 당한 엉덩이 부상으로 지난 시즌을 통으로 쉬었다가 이달 호주 브리즈번 인터내셔널을 통해 복귀전을 치른 나달도 그 대회 3회전 도중 통증을 느꼈고, 지난 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최고 수준으로 5세트까지 경기를 치를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다. 치료를 받기 위해 호주오픈에 불참하고 스페인으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이제 관심은 두 ‘올드 보이’의 부상과 불참을 틈타 누가 호주오픈을 집어삼킬지에 집중된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세계랭킹 2위 카를로스 알카라스(21·스페인)다. 2022년 US오픈으로 커리어 첫 메이저 우승 타이틀을 거머쥔 알카라스는 지난해 윔블던 우승을 통해 조코비치와 새로운 ‘빅2’로 자리 잡았다.

알카라스(왼쪽), 루네.

알카라스의 호주오픈 최고 성적은 2022년의 3회전 진출이다. 다만 그때까진 잠재력이 만개하기 전이었다. 호주오픈과 동일하게 하드코트에서 열리는 US오픈을 우승한 적이 있어 하드코트가 문제가 되지도 않는다. 페더러와 나달, 조코비치의 장점을 두루 집약해놓은 플레이스타일을 가진 알카라스는 첫 호주오픈 우승에 도전한다.

세계랭킹 8위이자 알카라스와 동갑내기인 홀게르 루네(21·덴마크)도 이번 호주오픈을 통해 커리어 첫 메이저 우승 트로피에 도전한다. 지난해 부상으로 다소 주춤했던 루네는 지난해 10일 조코비치를 지도한 메이저대회 6승 경력의 보리스 베커(독일)를 코치로 선임한 데 이어 올 시즌을 앞두고는 페더러의 전성기를 함께 한 ‘명코치’ 세베린 뤼티(스위스)도 코치로 영입했다. 최고 수준의 두 코치의 지도 속에 루네는 지난 7일 끝난 브리즈번 인터내셔널에서 준우승하며 호주오픈을 위한 준비를 끝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