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 여부가 10~11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9일 새벽 4만7000달러선을 넘어서 2021년 기록한 최고가(6만8789달러)의 68% 수준까지 회복했다.
가상자산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6시45분 4만7209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이 4만70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2년 4월 이후 처음이다. 국내 가격으로는 이날 오전 업비트 기준 6336만원을 찍었다. 비트코인의 국내 가격과 해외 가격의 격차를 나타내는 이른바 김치프리미엄은 약 2% 수준이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 급등의 원인 중 하나는 현물 ETF의 상장 기대감이었다. 미 SEC는 그동안 사기 및 조작 우려를 이유로 자산운용사들의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을 거절해왔다.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은 2022년 이 같은 SEC의 결정이 부당하다는 소송을 제기했고, 미국 재판부는 지난해 8월 SEC의 현물 ETF 거절이 앞서 승인된 비트코인 선물 ETF 사례와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며 그레이스케일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시장은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제이 클레이턴 전 SEC 위원장은 이날 CNBC 방송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해 “승인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는 비트코인뿐 아니라 금융 전반에 큰 진전”이라고 말했다. 캐시 우드도 이날 “현물 ETF 승인으로 가상자산 시장에 신규 자금이 쏟아질 것”이라며 “기관투자 자금뿐 아니라 상당 규모의 개인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승인이 거절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업체인 매트릭스포트의 전략책임자 마르쿠스 틸렌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거절될 경우 비트코인 가격이 3만6000달러 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도 이날 X(옛 트위터)를 통해 “가상자산 투자는 매우 위험할 수 있으며 변동성이 큰 경우가 많다”고 투자 위험성을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