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단일 점포 ‘3조 클럽’ 시대를 연 신세계백화점이 다시 한 번 도약한다. 신세계백화점은 경기 둔화와 이커머스 강세 등으로 오프라인 점포가 성장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요 점포가 지난해 역대 매출을 달성했다. 1963년 11월 출범한 신세계백화점은 1967년 6월 국내 최초 바겐세일을 시작하며 우리나라에 본격적인 백화점 시대 개막을 알렸다. 60여년 동안 꾸준한 점포 리뉴얼과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최대 매출 비결은 ‘K패션’
9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강남점은 국내 백화점 단일 점포 최초 연매출 3조원을, 부산 센텀시티점은 지역 백화점 최초 2조원을 돌파하는 등 굵직한 성과를 남겼다.
◆‘케이패션82‘로 신생 브랜드도 UP
신세계백화점은 K패션의 저변을 전 세계로 넓히고 신생 브랜드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발 벗고 뛰고 있다. ‘케이패션82(Kfashion82)’를 통해서다. 케이패션82는 신세계백화점이 지난해 5월 론칭한 수출 전용 기업 간 거래(B2B) 플랫폼이다. 한국 패션을 지칭하는 ‘K패션’에, 국제전화를 걸 때 사용하는 대한민국 국가코드인 ‘82’를 조합해 만든 이름이다. 현재 200여개 국내 패션 브랜드가 이곳에 입점했다.
케이패션82를 통해 신세계백화점은 수출 경험이 없어 해외 바이어와 접촉할 기회를 찾기 어려운 신생 브랜드나, 복잡한 계약과 물류 절차를 수행할 인력과 노하우가 부족한 중소 업체들이 해외 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케이패션82는 국내 브랜드들과 함께 지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프랑스, 일본, 태국 방콕 등 각종 박람회를 누비며 해외 비즈니스 수출 기회를 열었다. 그 결과 하반기에만 국내 81개 브랜드가 약 53억원 규모의 수주 상담 및 업무협약(MOU)을 맺는 성과를 끌어냈다. 대부분 론칭 1~3년의 신생 브랜드로 박람회 참여 비용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으나, 케이패션82를 통해 다양한 국가의 바이어를 만나 해외 진출 길을 열 수 있었다.
신세계백화점 영업본부장 김선진 부사장은 “케이패션82 론칭 첫해 많은 신생 브랜드가 해외에서 인지도를 쌓고 수출 계약까지 성사시킨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올해도 국내의 우수한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해외의 소비자와 바이어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2024년도 ‘1등 백화점’으로
신세계백화점의 경쟁력 강화는 올해에도 이어진다. 먼저 주력 점포인 강남점의 리뉴얼이 눈에 띈다. 2009년 이후 15년 만에 대대적인 확장 작업이 진행 중인 강남점 식품관은 현재 영업면적 7273㎡(약 2200평)에서 1만9835㎡(약 6000평)의 국내 최대 식품관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새롭게 꾸며질 파미에스트리트 일대는 MZ세대뿐 아니라 시니어세대까지 전 연령대를 공략하는 디저트 브랜드들로 채워 ‘디저트 성지’로 자리 잡는다는 계획이다.
지역 백화점 확장도 계속된다. 광주신세계는 지난해 11월 광주시·금호고속과 광주광역시청에서 새로운 랜드마크 백화점 개발을 위한 MOU를 맺고 ‘광주신세계 아트 앤 컬처 파크’(Art & Culture Park·가칭) 건립을 본격화했다.
2028년 상반기 개점을 목표로, 매장 곳곳에 예술 작품을 채운 갤러리와 미디어아트월, 오픈형 대형 서점, 옥상 공원, 루프톱 레스토랑, 펫파크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특히 광주·호남 지역 최초로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를 입점시키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광주신세계에 입점한 루이비통, 보테가베네타, 생로랑 등을 포함한 530여개의 브랜드를 2배 가까이 늘린 1000여개의 브랜드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