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 후 첫 1박2일 일정으로 부산·경남(PK)을 찾는다. 보수 텃밭이지만 최근 흔들리는 이 지역 민심을 다잡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그동안 정치·사회적 메시지에 집중했던 한 위원장이 PK의 미래와 관련한 ‘경제’ 어젠다를 제시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은 한 위원장이 10일 경남 창원의 국립 3·15 민주묘지 참배를 시작으로 경남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한다고 9일 밝혔다. 이곳은 1960년 3·15 부정선거에 맞서 의거한 민주영웅을 기리는 곳이다.
한 위원장은 오후 부산 동구로 이동해 미래 일자리 현장 간담회와 해운대구에서 부산시당 당직자 간담회에 참석한다. 저녁에는 중구 남포동 영화의 거리인 비프 광장을 찾아 시민들을 직접 만날 계획이다. 이튿날인 11일에는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현장 비대위 회의도 예정하고 있다.
지난주 전국 순회를 시작한 한 위원장이 지역에서 하룻밤을 묵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취임 후 첫 PK 방문인 만큼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이번에는 경제·문화 등 부산·경남의 미래와 관련한 메시지를 낼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 부산 민심은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부정 평가가 늘고 있다. 한 위원장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으로 높아진 부정 여론을 정면 돌파하는 메시지를 낼 것인지도 관건이다.
특히 비대위원들의 잇따른 설화라는 문제까지 받아든 한 위원장이 이를 어떻게 풀어 나가느냐도 전국 순회 행보에 새 과제가 됐다. 박은식 비대위원이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백범 김구 선생에 대해 ‘폭탄 던지던 분’이라고 평가한 내용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박 비대위원은 “특정인을 비하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며 글을 내렸다.
한편 한 위원장은 이날 대한불교 천태종 총본산인 충북 단양 구인사를 방문했다. 그는 천태종 총무원장 덕수 스님을 만나 차담을 나눈 뒤 법당에서 비공개로 참배하고 종정 도용 스님을 예방했다. 이어 구인사를 창건한 상월원각대조사 탄생 112주년을 기념하는 봉축법회에도 참석했다.
한 위원장은 축사에서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발휘되는 선의의 동료의식이 우리 사회를 더 성숙하게 한다. 지난여름 바로 구인사가 그런 모습이었다”며 “구인사는 우여곡절이 많았던 새만금 잼버리 당시 대원을 위한 공간과 식사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제공해 주셨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구인사는 윤 대통령이 과거 대선 후보 시절 두 차례 방문했고, 대통령 취임 후인 지난해 10월에도 찾은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황상수 시민사회수석이 대독한 축사에서 “대조사 가르침은 늘 큰 힘이 됐다”며 “앞으로도 저와 정부는 불교와 동행하며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더 따뜻이 보듬고 국민 삶이 더 나아지게 만들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