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잡이 드론볼이 공 역할… 불꽃 튀는 공중전 ‘흥미진진’ [CES 2024]

‘CES 세계일보 드론축구 대회’ 알고 보면 재미 두 배

팀당 선수 5명… LED 색깔로 상대 구분
골막이·길잡이·길막이 등 포지션 분담
기존 축구경기와 유사점 많고 룰 쉬워

도넛 형태 ‘골대’ 3∼3.5m 상공에 위치
반칙하면 페널티킥 부여 ‘일대일 대결’
3분 3세트… 연장 무승부 땐 승부차기

‘CES 2024 세계일보 드론축구 대회’가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의 색다른 볼거리로 등장했다. 드론축구 대회는 4차 산업혁명의 신개념 스포츠다. 아직은 대중들에게 생소하지만 기존 축구 경기와 유사한 점이 많아 한 경기만 지켜봐도 룰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공중에서 펼쳐지는 경기라서 한층 박진감이 넘친다.

'CES 2024 세계일보 드론축구 대회' 개회를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테크 웨스트 베네치안 엑스포 컨벤션 센터에 드론축구 경기장이 설치되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과 미국, CES 방문 연합국에서 2팀씩 모두 6개 팀이 참가한다. 라스베이거스=이재문 기자

◆드론볼을 도넛 모양의 공중 골에 넣으면 득점

 

드론축구 대회 경기장은 공을 가지고 진행하는 축구 경기장과 비슷한 구조다. 장변(가로)의 길이는 10∼20m, 단변(세로)의 길이는 5∼10m다. 사전 협의로 경기장 크기 조절은 가능하나 장변과 단변의 비율이 2대 1을 유지해야 한다.

 

경기장 바닥은 축구 경기장과 마찬가지로 평평해야 하며, 중앙선이 표시돼 있다. 경기장 양쪽 단변에는 폭 2m의 조종석이 설치돼 있다. 조종석은 양 팀 선수들이 나와 드론을 조종하는 지역이다.

 

경기장 벽면은 그물 또는 와이어로 설치돼 있는데, 드론이 초당 5m의 속력으로 부딪쳐도 그물이 20㎝ 이상 밀려나지 않을 정도로 튼튼하다. 벽면은 드론볼이 경기장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게 돼 있다.

축구에 직사각형 골(골문)이 있다면 드론축구에는 도넛 모양의 골이 표면 3∼3.5m 상공에 위치해 있다. 도넛 형태의 골 내경 지름은 약 60㎝다. 각 팀을 구분할 수 있도록 흰색과 빨간색의 LED 전등으로 표시돼 있다.

 

경기에 사용되는 드론볼은 드론에 ‘구’(球) 형태의 외골격이 둘러싸인 모습이다. 드론볼의 지름은 40㎝가량이다. 드론볼의 무게는 1100g 이하로 상당한 무게감이 있다. 드론볼 외골격의 개방된 단일 면적은 150㎠ 이하여야 하고, 외골격은 안전을 위해 쉽게 파손되는 재질을 사용할 수 없다.

 

드론볼은 서로의 팀을 구분할 수 있도록 발광다이오드(LED)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상대팀이 빨간색 LED면, 우리 팀은 파란색이다.

 

드론볼에 사용되는 조종기와 여분의 배터리, 정비를 위한 공구, 촬영을 위한 1인칭 시점 영상장비 등을 가지고 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다. 상대방의 플레이를 방해할 수 있는 빛을 내거나, 전파를 발신하거나, 소리가 나는 장비는 금지된다.

◆‘골잡이’ 드론볼만 득점 가능

 

드론축구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는 양 팀 각각 5명으로 총 10명이다. 경기에 사용되는 드론볼 역시 10개다. 선수 수나 드론볼이 부족할 경우 3인 이상이면 경기가 가능하다.

 

5개의 드론볼은 크게 2개의 공격수, 3개의 수비수로 나뉜다. 세부적으로 분류하면 상대의 골문을 통과해 득점을 하는 역할의 ‘골잡이’(Stirker), 골잡이를 돕는 ‘길잡이’(Guide)가 공격수다.

 

수비수인 ‘전방길막이’(Libero)와 ‘후방길막이’(Sweeper)는 상대 팀의 공격수를 쳐내거나 막는 역할을 한다. 마지막 수비수인 ‘골막이’(Keeper)는 축구에서 골키퍼와 같이 골문을 지킨다. 경기 중에 선수 포지션이 겹쳐선 안 된다.

 

선수 교체는 세트 시작 전에 가능하며 플레이 중에는 교체가 불가능하다. 명단 범위 내 선수 교체 횟수와 인원 제한이 없으며, 선수가 아닌 지도자가 선수로 대신 출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드론볼 역시 교체가 가능한데, 무게와 표식 등을 심판에게 알리고 점검을 받아야 한다.

드론축구 경기는 한 세트에 3분씩, 총 3세트로 이뤄져 있다. 한 세트 동안 더 많은 득점을 한 팀이 그 세트의 승리를 가져간다. 양 팀의 득점이 같거나 무득점이라면 해당 세트는 무승부 처리된다. 3세트 경기 후 두 세트를 먼저 이기는 팀이 최종 승리한다.

 

만약 3세트 종료 후에도 두 세트를 이긴 팀이 없다면 일반 축구 경기와 동일하게 연장전으로 갈 수 있다. 무승부가 인정되는 경기라면 연장전으로 가지 않지만, 연장전으로 가게 되면 이전 세트와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연장전에 들어갔는데도 승부를 가르지 못했다면 승부차기가 이뤄진다. 승부차기는 축구와 비슷하게 양 팀 각각 3명의 선수가 나와 골막이와 일대일 승부를 겨룬다. 승부차기에서도 무승부일 경우 승패가 결정될 때까지 양 팀이 한 명씩 나와 공방을 이어 간다.

◆오프사이드, 페널티킥 규칙도 존재

 

드론축구의 공격과 수비의 기본 개념은 간단하다. 골잡이 드론볼이 상대 팀의 골을 완전히 통과하면 득점으로 인정된다. 즉, 골잡이 드론볼이 축구 경기에서 축구공에 해당한다. 다른 드론볼이 골을 통과하면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골잡이 드론볼이 골 뒤에서 역으로 통과해도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고, 오프사이드 반칙이 선언된다.

 

드론축구 경기를 한층 깊게 보려면 오프사이드 규칙을 이해해야 한다. 오프사이드를 해제하기 위해선 모든 선수가 중앙선 후방의 자기 진영으로 돌아가야 한다. 만약 드론볼 이상으로 자기 진영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된다면 해당 선수는 세트 포기 선언을 하고 조종기를 내려놓아야 오프사이드 상황이 해제된다.

 

드론축구도 축구처럼 반칙을 할 경우 페널티킥을 부여한다. 페널티킥은 골잡이와 골막이의 일대일 대결로 골잡이가 골막이 드론볼을 따돌리고 골을 통과하면 득점으로 인정된다. 페널티킥 시작점은 골잡이 드론볼은 하프라인, 골막이는 출발점에 위치한다. 페널티킥 시간은 1회당 5초가 주어지며, 축구와 다르게 주어진 시간 안에 다득점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