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장 가능하게”… 서울시 화장 처리 늘린다

인력 충원·스마트 화장로 도입
하루 평균 143건→172건 확대
3일차 화장률 75% 달성 계획

인구 고령화로 사망자는 늘어나는데 화장(火葬) 시설은 부족해 유족들이 부득이하게 4일 이상 장례를 치르는 사태가 이어지자 서울시가 화장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9일 밝혔다.

시는 서울추모공원(서초구 원지동)과 서울시립승화원(경기 고양) 2곳에 화장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두 곳에서 34기의 화장로를 가동해 하루 평균 143건을 수용하고 있지만 고령화에 따른 사망자 증가와 겨울철·환절기 등 계절적 요인으로 급증하는 화장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최근 화장 시설을 2시간 연장 운영해 정규회차(137건)뿐 아니라 하루 최대 166건까지 화장로를 가동하고 있지만, 지난해 기준 3일차 화장률은 53.1%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3일차 화장은 사망 이후 3일차에 화장이 이뤄지는 경우를 말한다. 사망자 수가 화장가능 구수를 넘어 많은 유족들이 3일장을 포기하고 4일 이상 대기했다가 장례를 치렀다는 의미다.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에 따라 화장로 공급 부족현상은 더욱 극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가 통계청 사망자수 통계 등을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하루 평균 화장 수요는 2019년 131명에서 지난해 152명으로 늘었고, 현 추세대로라면 2027년 164명, 2028년에는 하루 약 170건의 화장 공급이 필요하다.

화장 수요는 사망자 증가 추이보다 더 가파르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2001년부터 2022년까지 약 21년 사이에 전국 화장률이 38.5%에서 91.7%까지 증가하며 주된 장사 유형으로 자리 잡았고 현재도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이 발간한 화장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화장률은 2021년 92.6%, 2022년 93.4%로 증가했고 지난해 10월에는 93.0%를 기록했다.

이에 시는 화장장 인력을 충원하고 스마트 화장로를 확대해 3일차 화장률을 75%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우선 시립화장장 운영 인력을 최대 30명 증원하고 화장장 2시간 연장 운영을 상시화한다. 화장로를 오전 6시50분부터 오후 7시40분까지 가동해 하루 평균 화장 공급을 다음달 말까지 172건으로 확대한다.

지난해 승화원에서 시범 운영해 화장 시간 단축 효과가 검증된 ‘스마트 화장로’는 2026년까지 매년 7기씩 총 23기를 도입한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화장 설비를 실시간 무선 감시·제어하는 스마트 화장로는 화장로 신축이나 증축으로 빚어지는 지역주민 갈등 없이 기존 시설을 활용해 증설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시는 스마트 화장로로 화장시간을 기존 120분에서 100분으로 20분 단축하고, 이를 통해 2026년까지 하루 평균 화장공급을 190건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화장장 신설과 관련해서는 “향후 과제”라면서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바는 없다”고 전했다.

정상훈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3일장이 가능해질 수 있도록 화장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