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취업자 수가 30만명 이상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활동이 늘어나면서 돌봄 수요가 증가하고 IT업계 고용 호조가 이어진 영향이다. 고용률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늘어난 일자리의 대부분이 60세 이상 고령층에 집중된 데 비해 청년층과 40대 취업자 수는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연령대별 양극화가 나타났다. 또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 취업자 수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올해 건설경기 부진 등의 영향으로 취업자 증가폭이 20만명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841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32만7000명(1.2%) 증가했다.
연간 취업자 수는 2019년 30만1000명 늘었다가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21만8000명 감소한 뒤 2021년(36만9000명)부터 증가세로 전환했다. 2022년에는 81만6000명 늘어 2000년(88만2000명)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취업자 수가 지난해 4만3000명 줄었다. 감소 폭은 2020년(-5만3000명) 이후로 가장 컸다. 지난해 수출 감소,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화학·전자제품 분야의 취업자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온라인거래 등이 활성화하면서 도소매업에서도 3만7000명 줄었다. 2018년부터 6년째 감소세다. 이 외에 부동산업(-1만8000명), 건설업(-9000명) 등도 취업자수가 줄었다.
반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는 14만3000명 늘었다. 돌봄 수요의 증가와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면 활동이 늘면서 숙박 및 음식점업에서도 11만4000명 증가했다. 정보통신업에서도 5만7000명 늘었다.
성별로는 여성 취업자 수가 30만3000명 늘어 전체 취업자 증가 폭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가 늘고 여성이 많이 종사하는 보건 복지 서비스업 등이 호조를 보인 결과다. 남성 취업자 수는 2만4000명 늘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에서 36만6000명 늘어 전체 취업자 수 증가보다 컸다. 반면 청년층(15∼29세)에서는 9만8000명 감소했다. 통계청은 청년 인구의 감소와 기저효과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청년층 고용률은 46.5%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40대에서도 취업자 수가 5만4000명 줄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2.6%로 전년보다 0.5%포인트 올랐다.1963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15∼64세 고용률도 0.7%포인트 상승한 69.2%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실업자 수는 78만7000명으로 4만6000명 줄었다. 실업률은 0.2%포인트 하락한 2.7%로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20만4000명으로 13만4000명 감소했다. 이중 ‘쉬었음’이 7만4000명 늘었다. 60세 이상(5만9000명), 30대(1만3000명), 청년층(1만1000명) 등에서 ‘쉬었음’이 늘었다.
정부는 지난해 취업자 수가 안정적인 일자리인 상용직 근로자(47만8000명 증가)를 중심으로 늘었다면서 고용의 질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올해의 경우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취업자 증가 폭이 지난해보다 둔화한 23만명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