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갈등 심화와 글로벌 교역 둔화, 여전한 긴축 정책 등 세계 경제에 가득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3년 연속 하락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하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세계은행의 전망이 나왔다.
영국 BBC방송, 블룸버그통신 등이 세계은행 발표를 인용해 9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날 발간된 ‘2024년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는 2.4%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 추정치인 2.6%보다 0.2%포인트 낮은 것으로 2022년 이후 3년 연속 하락이다.
세부적으로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 선진국 경제가 올해 1.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추정치보다 0.3%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그동안 호황을 이어갔던 미국 경제는 긴축 효과가 뒤늦게 나타나고 팬데믹 기간 저축한 소득이 소진되면서 작년 추정치(2.5%)보다 둔화한 1.6%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도 팬데믹 이후 경제회복 효과가 사라지면서 성장률이 작년 추정치의 절반인 0.9%로 낮아질 것으로 봤다. 중국 경제는 작년 추정치인 5.2%보다 0.7%포인트 낮은 4.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소비심리 둔화와 부동산 시장의 지속적인 침체가 성장률 하락 요인으로 꼽혔다.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은 1년 전 추정치인 4.0%보다 0.1%포인트 낮은 3.9% 성장으로 전망됐다. 세계은행은 “신용등급이 낮은 신흥경제와 개도국은 전반적인 성장이 2023년 저점보다 어느 정도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높은 수준의 부채와 금융 비용, 분쟁 등으로 전망이 여전히 위태롭다”고 설명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증가가 신흥국과 개도국 경제의 불안정성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세계은행 그룹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인더밋 길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개발도상국, 특히 최빈국들이 함정에 빠질 수 있다”면서 “신흥국의 개인 평균 소득은 코로나 이전 수준의 75%가 될 것이며, 최빈국에서는 66%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