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X계정 해킹… ‘승인’ 글 게재 한순간에 5% 이상 가격 급등락 美 당국, 즉각 진화… “조사할 예정”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첫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결정을 앞두고 비트코인 가격 변동이 극심해지고 있다. SEC의 공식 X(옛 트위터) 계정이 해킹을 당해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됐다”는 가짜뉴스가 퍼지면서 10일 새벽 비트코인 가격은 4만7800달러를 넘어섰다가 4만5200달러선으로 급락했다. 한순간에 5% 이상 가격이 널뛴 셈이다.
SEC의 X 계정에는 이날 오전 6시11분쯤 “오늘 SEC는 미국 내 모든 등록된 증권거래소에 비트코인 ETF들의 상장을 승인한다”는 글이 게시됐다. 게시물에는 “규제 프레임 속에서 디지털 자산 투자로의 효율적인 접근을 제공할 것”이라는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의 그럴듯한 논평도 함께 달렸다.
SEC가 이 같은 글을 게시하자 로이터통신과 스푸트니크통신 등 언론들은 해당 소식을 긴급 뉴스로 보도했다. 그러나 해당 게시물이 공개된 지 10여분 만에 겐슬러 위원장이 사태 정리에 나섰다. 그는 자신의 X 계정에 “SEC 공식 트위터 계정이 노출(compromise)돼 승인받지 않은 트윗이 게시됐다”며 “SEC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상품(ETP)의 상장과 거래를 승인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SEC는 약 20분 뒤 공식 계정에서 문제의 게시물을 삭제했고, 오전 6시40분쯤 “계정이 해킹당했으며 비트코인 거래 상품을 승인한 적 없다”는 입장문을 게시했다. SEC 대변인은 “사법당국과 협력해 계정 무단 접속을 비롯한 이번 사건의 위법행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상자산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SEC 계정발 가짜뉴스가 확산한 이날 오전 6시15분 4만7893달러(업비트 기준 6438만원)를 찍었다. 이는 2022년 3월 이후 최고 가격이다. 이후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뉴스가 가짜라는 정정보도가 이어지면서 오전 7시 4만5244달러(6074만원)까지 급락했다. 실망감에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이번 해킹 소동이 ETF 승인 일정에 실제 영향을 미칠지는 확실치 않다. SEC는 ‘돈나무 언니’라 불리는 유명투자가 캐시 우드가 이끄는 아크 인베스트먼트와 21셰어즈가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해 10일(현지시간)까지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