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에서 초대 총리를 지내 상징성이 작지 않은 5선 의원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어제 탈당을 선언하며 야권 분열이 가속화하고 있다. 전날에는 비명(비이재명)계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이, 지난달 초에는 이상민 의원이 탈당했다. 향후 총선 공천 작업이 본격화하면 추가 탈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역 의원 평가 결과 하위 20%의 경우 경선 득표율의 20∼30%를 감산 적용받아 사실상 공천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위 20%를 받은 의원의 집단 탈당이 이뤄질 경우 분당 사태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로써 여야가 4당 체제로 재편되고, 이들 간 합종연횡까지 예상돼 총선 정국은 더욱 긴박해질 조짐이다.
탈당파는 민주당을 떠나면서 모두 이재명 대표의 당 운영 방식과 리더십을 비판했다. 이 전 대표도 어제 “민주당이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했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그동안 당 운영에서 친명 색채를 강화하며 사당화 비판을 받아왔다. 친명 일변도의 인사로 일관했고, 비주류와의 소통은 부족했다. 이 대표는 자신이 변화와 혁신 요구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한 점이 민주당의 분열을 부추긴 게 아닌지 겸허히 돌아봐야 한다. 총선을 앞두고 정권심판론이 우세하지만 이런 여론이 민주당 지지로 이어지지 않는 데는 이 대표의 책임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