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이 오늘로 불과 86일밖에 남지 않았으나 ‘선거 룰’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여야 모두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인물 영입 작업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선거 체제에 돌입했으나, 선거구와 선거제 모두 ‘깜깜이’ 상태다. ‘쌍특검’ 재표결 등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심화하며 결국 총선 40일 정도 전에야 가까스로 룰이 정해지는 구태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현행 선거법에 따르면 국회는 선거일 1년 전에 국회의원 지역구를 확정해야 한다. 그러나 바로 직전인 21대 총선에서는 불과 39일 남긴 3월 6일에야 선거구 획정이 이뤄졌다. 17대 총선 때는 선거를 37일, 18대 47일, 19대 44일, 20대 42일을 각각 앞두고 선거구 획정을 마쳤다.
47명의 비례대표 선출 방식도 좀처럼 진전이 없다. 위성정당을 막기 위해 국민의힘은 정당득표율로 비례대표를 정하는 병립형 회귀를 사실상 당론으로 정했으나, 민주당은 연동형 유지 여부를 놓고 내홍을 빚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지도부를 중심으로 병립형 회귀 기류가 강했으나, 시민사회 단체와 내부의 반발이 이어지자 다시 갈팡질팡하고 있다. 선거법 논의가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민주당 지도부가 서둘러 단안을 내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