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비(非)이재명계’ 탈당 그룹이 주축을 이룬 신당 미래대연합(가칭)의 조응천 의원은 15일 민주당 공천 잡음을 보는 일부 의원의 속마음이 탈출 갈망에 가까울 거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조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저 두만강가에서 매일 저녁 기다리고 있을 테니 후레시 깜빡거려라 건너갈게 그러고 있다”며 이같이 표현했다. 이어 “우리 의원들 보면 사실 그윽한 눈빛으로 이렇게 쳐다본다”고 말했다.
조 의원의 이러한 발언은 ‘민주당 적격성 심사가 꽤 진행됐고 거기서 논란이 이는 조짐도 보이는데, 미래대연합에 합류할 현역 의원들이 꽤 된다고 보나’라는 진행자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공천 잡음이 끊이지 않는 민주당에서 겉으로 드러내지만 않았을 뿐, 탈출을 고민하는 의원들이 많을 거라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조 의원은 두만강 언급에 ‘탈북하나’라고 진행자가 묻자, “농담으로 그렇게 이야기를 한다”고 아예 없는 말이 아니라는 뉘앙스로 반응했다.
조 의원은 “많이들 심란해한다”며, 총선이 지나면 소신껏 활동할 시대가 올 거라는 기대를 일부가 품고 민주당 잔류를 선택한 윤영찬 의원도 이와 비슷하다고 전했다. 총선 후 지도부가 물갈이되고 당내 역학구도가 바뀌지 않겠냐는 기대가 일부 의원 사이에 있다고 조 의원이 본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8월 전대에서 당권을 갖고 올 수 있을 거고 그러면 민주당이 ‘우리 당’이 되는데 왜 나가야 되느냐(라고 한다)”라며 “세입자가 막무가내로 집 험하게 쓰고 안 나간다고 버틴다고 집주인이 왜 나가냐(는 게) 윤영찬 의원이 마지막으로 했던 얘기”라고도 말했다.
다만, 조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나중에) 어떻게 된다고 쳐도 또 다른 대상을 찾아서 (강성 지지층의) 팬덤은 또 형성될 거라 생각한다”며 총선 이후 민주당의 분위기가 단번에 쇄신될 거라는 일부의 믿음은 비현실에 가까울 거라고 개인적으로 분석했다.
최민희 남양주갑 민주당 예비후보가 최근 당원들에게 띄운 메시지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사적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는 우리 정치인의 책임”이라고 탈당으로 어지러운 상황을 비판한 데 대해, 조 의원은 “최 의원은 그 전에 조국 지키다가 지금은 이재명을 지키는 것”이라며 “국회의원은 특정인을 지키라고 뽑는 게 아니다”라고 받아치기도 했다. 조 의원 지역구는 남양주갑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1일 이재명 대표 등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 검증 위원회의 검증 통과자 89명을 발표했다. 인천 계양을에 검증위 심사를 신청해 통과한 이 대표를 비롯해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으로 1심에서 실형이 선고돼 즉각 항소한 황운하 의원과 수천만원대 뇌물 및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노웅래 의원도 적격 판정을 받았다. 1심에서 실형이 나오거나 재판 중이라는 이유만으로는 부적격 판정을 내리지 않는다는 민주당 설명이다.
음주운전 이력이 있는 이용주 전 의원은 예비후보 적격, 뇌물을 받은 혐의로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가 사면 복권된 전병헌 전 의원은 부적격으로 엇갈린 판단을 했다. 이 전 의원은 ‘윤창호법’ 시행 전에 적발됐으므로 이 법이 시행된 2018년 12월18일 이후 적발 사례를 다루는 민주당의 ‘예외 없는 부적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 전 전 의원은 뇌물수수 전력을 각각 이유로 들었다. 친이재명계 의원 지역구에서 총선 출마를 준비해온 최성 전 고양시장 등 비명계 인사들은 당내 총선 후보자 검증 단계에서 부적격으로 탈락해 여권에서 ‘친명횡재’, ‘비명횡사’라는 비판까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