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가로지르는 리오그란데강에서 밀입국을 시도하던 이민자 여성과 자녀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반대하는 텍사스주가 국경을 관리하는 국토안보부 소속 국경순찰대의 출입을 막는 사이 이번 참사가 발생해 책임 소재를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은 텍사스 이글패스 인근에서 국경을 건너려던 여성과 그의 10세와 8세 자녀가 익사한 채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 소식을 처음 전한 헨리 쿠엘라 텍사스 하원의원은 “주 방위군이 지난 12일 이민자들을 구하려던 국경순찰대 요원들의 접근을 막았다”고 밝혔다. 미 법무부는 텍사스가 지난주부터 이글패스 쉘비 공원 50에이커(약 20만2300㎡) 구간을 장악한 채 국경순찰대의 출입을 거부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반면 텍사스 방위성은 국경순찰대로부터 연락을 받고 수색을 진행했으나 “구조가 필요한 이민자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수색 도중 멕시코 당국이 사건에 대응하는 모습을 목격했고, 이들이 추가 지원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해 수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텍사스는 수년 전부터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법에 반기를 들어 왔다.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텍사스주지사는 지난달 연방 기관에 집행 권한이 있는 불법 이민자의 체포·구금·추방을 주 경찰이 집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반(反)이민법안 ‘피난처도시금지법(SB4)’을 통과시키면서 바이든 행정부와 갈등을 빚었다. 미 법무부는 지난 3일 주법인 SB4가 연방법보다 우선할 수 없다며 텍사스 오스틴 연방지방법원에 집행 중지 소송을 냈다.
지난해 7월에는 이민자들의 무단 월경을 막겠다며 이글패스 강둑에 부표를 철조망으로 감은 수중 장벽을 설치해 연방정부에게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으로 텍사스와 바이든 행정부 모두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쿠엘라 의원은 “이 비극은 국가의 책임”이라며 이민법을 둘러싼 양측 간 긴장이 고조되는데도 정부가 이에 대처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AP통신은 지난 12월 일일 수천 명에 달했던 밀입국 시도가 이번달 들어 멕시코의 규정 강화로 한풀 꺾였다며, 쉘비 공원 봉쇄가 재선을 앞둔 애벗 주지사의 정치 전략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로날도 살리나스 이글패스 시장은 “최근 몇 주 동안 (이민자 수가) 줄었는데 주 정부가 왜 지금 공원을 봉쇄했는지 의문”이라며 봉쇄에 대한 사전 예고나 향후 재개방 일정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
국토안보부는 텍사스에 이번달 17일까지 공원을 개방하지 않을 시 이 문제를 법무부에 회부하겠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