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양곡관리법’ 안건조정위 단독 처리… 무소속 윤미향 가세해 균형 깨져

다수당 입법독주 제동 장치 무색
與 “날치기” 항의하며 표결 불참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15일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소관 상임위 안건조정위원회에서 여당 반대를 무릅쓰고 단독으로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날치기”라고 항의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민주당 및 무소속 의원들은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안건조정위에서 양곡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야권에선 민주당 윤준병·신정훈·이원택 의원과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국민의힘에선 이달곤·정희용 의원이 참석했다. 안건조정위는 여야 이견이 큰 법안과 관련해 최장 90일간 논의하는 제도다. 소수당이 다수당의 ‘입법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게 한 장치다.

5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에서 윤중병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안건조정위는 여야 의원 각각 3:3 동수로 구성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민주당 출신 무소속인 윤미향 의원이 안건조정위원으로 들어가면서 이 균형이 깨졌다. 국민의힘 이달곤 의원은 “(윤 의원은) 사실상 민주당 의원인데 소수당 몫으로 안건조정위에 왔다”며 “안건조정위는 법안을 숙의하자는 취지인데, 의석을 많이 차지한 당에 의해 취지가 무시됐다”고 반발했다.

이번에 안건조정위에서 처리된 양곡법 개정안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같은 이름의 법안과는 내용 면에서 차이가 있다. 지난해 법안은 ‘쌀값이 전년 대비 5∼8% 하락할 경우 정부가 초과생산량을 모두 매입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번 법안의 경우 ‘정부는 미곡의 가격이 폭락하거나 폭등하는 경우 미곡의 초과생산량을 매입하거나 정부관리양곡을 판매하는 등 대책을 수립·시행하도록 한다’는 내용으로 다소 완화된 측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