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5일 신형 고체연료 추진체를 사용한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힌 것은 지난해 11월 IRBM용 대출력 고체연료 엔진을 개발하고 1·2단 엔진 지상 분출 시험에 성공한 뒤 약 두 달 만에 기술 신뢰성까지 확보했다는 자신감을 보여준 것이다.
북한 미사일총국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지난 14일 극초음속 기동형 조종 전투부(탄두부)를 장착한 중장거리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성공적이었음을 밝혔다. 미사일총국은 이번 시험발사 목적을 “중장거리급 극초음속 기동형 조종 전투부의 활공 및 기동 비행 특성과 새로 개발된 다계단(다단)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엔진)들의 믿음성 확증”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으로 볼 때 북한이 쏜 극초음속 미사일은 원뿔형 탄두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음속의 5배(시속 6120㎞)가 넘는 속도로 표적을 향해 날아가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매우 빠른 속도로 궤도를 변경하며 비행, 상대방의 미사일요격체계를 무력화할 능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각에선 북한 극초음속 미사일의 기술적 완성도에 의문을 제기한다. 북한은 이번 발사에 관련해 미사일 고도와 사거리, 기동 방식을 공개하지 않았다. 과거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기동 방식과 비행거리 등을 상세히 공개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빠른 속도와 더불어 궤도를 자유롭게 움직이는 기동성, 공기 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대기권을 오랜 시간 비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찰열 등을 견디는 내구성 등을 갖춰야 하므로 개발 난도가 높다. 북한이 관련 기술의 개량 또는 검증을 위해 추가 발사를 감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국방부는 이날 배포한 입장문에서 “북한의 이 같은 행태는 탄도미사일 기술 활용을 금지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며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하에 북한의 다양한 활동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원론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보도에 대해 알고 있다”며 “우리는 관련 당사자들이 반도(한반도) 문제의 근본 원인을 똑바로 보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를 추동함으로써 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북한 도발의 원인을 한·미에 돌리는 양비론이다. 중국 내부적으로는 북한의 거듭된 미사일 발사를 경계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