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경비원을 마구 폭행한 10대 남학생과 이를 촬영한 학생이 검찰에 송치된다. 애초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했던 피해자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남양주남부경찰서는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10대 A군과 B군을 각각 상해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경찰은 이날 진행된 피해자 2차 조사에서 경비원 C씨가 ‘학생들의 처벌을 전혀 원치 않는다’고 했던 당초 입장을 바꿔 학생들의 처벌을 원한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피해자와 학생들의 조사가 끝나 법리 검토를 거쳐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며 “해당 사건과 별개로 피해 보복을 방지하기 위해 보호시설이나 소년원에 직접 송치하는 우범소년 송치제도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A군은 지난 12일 0시쯤 경기 남양주시 다산동의 한 상가에서 건물 경비원인 60대 C씨를 넘어뜨리고 얼굴에 발길질하는 등 마구 때렸다. A군의 친구인 B군은 당시 폭행 장면을 촬영해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이 영상에서 C씨는 반항해 보지만 속수무책으로 얻어맞았다. 이 경비원이 A군의 발차기에 정신을 잃고 그대로 바닥으로 쓰러져 3초간 기절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자 비난 여론이 확산했다. 이에 촬영자인 B군은 14일 자신의 SNS에 “난 말리러 간 거다”라며 “경비 아저씨가 스파링을 하자고 체육관을 찾다가, 다 닫아서 지하 주차장 폐쇄회로(CC)TV 있는 곳에서 하자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영상을) 찍으라고 하고 녹음도 켰다”며 “끝나고 잘 풀고 갔다”고 밝혔다.
경찰은 C씨가 건물 안에서 소란을 피우는 A군 일행을 훈계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일어난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A군에게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폭행죄 대신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 않는 상해 혐의를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