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국내증시가 다른 나라 대비 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50원 넘게 급등하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 반등을 비롯해 북한과 예멘, 중국 등 지정학적 리스크들이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시기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에서 당분간 1300원대 환율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12.4원 오른 1344.2원으로 장을 마쳤다. 올해 1288.0원에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이날 1340원대를 넘어서며 지난해 11월1일(1357.3원)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이번 원·달러 환율 상승은 여러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먼저 미국의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미국 달러 가치와 채권 금리가 반등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103.50을 기록했다. 지난달 13일 이후 약 한 달 만에 최고치다. 달러인덱스가 100을 넘으면 달러화의 가치가 다른 통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연말 3.7%대까지 내려간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전날 다시 4%대를 넘어섰다.
증권가는 원·달러 환율이 상반기에는 1300원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가 2분기 말 정도 물가 둔화세와 경기 연착륙을 위한 대응 차원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2분기 중 달러의 계단식 하향 조정이 기대된다”며 “한국 수출이 점진적인 우상향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점도 원화 강세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1300~1350원대 등락 장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민생토론회에 참석해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를 극복하기 위한 주식시장 세제 완화를 강조했지만 코스피는 전날 대비 2.47% 하락한 2435.90까지 내려앉았다.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9055억원을 순매도하며 국내 증시를 빠져나갔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2일과 15일 반짝 상승한 것을 제외하고 10거래일 하락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도 이날 이차전지 급락 등 영향으로 2.55% 하락한 833.05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