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이상 공천 페널티, 與 ‘중진 물갈이’ 신호탄?… 복잡해진 셈법에 희비 교차

동일지역 3선 페널티, 중진들 셈법 복잡
국민의힘 첫 시스템 공천… 반응 엇갈려

4·10 총선을 80여일 앞두고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구체적인 경선 기준을 발표하자 출마를 준비 중인 당내 인사들 사이에선 희비가 교차했다. 특히 동일 지역구에 3선 이상일 경우 공천에서 페널티를 적용하는 안을 두고 중진 의원들의 셈법은 한층 복잡해졌다. 반면 초선·재선 의원들은 높아진 공천 가능성을 점치며 반가운 속내를 내비쳤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역대 최초 ‘시스템 공천’을 표방하고 나선 국민의힘이 지난 16일 발표한 공천 기준 중 ‘동일 지역구 다선의원 조정지수’가 도마에 올랐다. 이는 동일 지역구에서 3번 이상 당선된 현역 의원이 또다시 본인 지역구에 출마할 경우, 경선 득표율의 15%가 감산되는 방식이다. 당내에선 중진 의원들을 ‘물갈이’ 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18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3선 이상 된 사람들이 뭔 죄인인가. 오래 당을 지켜온 사람들이고 지역민들한테 신뢰받아온 사람들”이라며 “감점을 준다는 건 잘못했으니까 주는 건데, 당의 중진들이 무슨 잘못을 했나”라고 토로했다.


출마를 앞둔 현역 중진 중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페널티에 적용받는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한 장제원 의원과 수도권 출마를 준비중인 하태경 의원을 제외한 22명(영남 10명·충청 7명·수도권 3명·강원 2명)이다. 출마 지역구와 경쟁 상대에 따라 경선 득표율의 15% 감산 영향이 절대적일 수 있지만, 한편으론 ‘현역 프리미엄‘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날 중진들의 공개적인 반발은 나타나지 않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4선 이상 의원들과 오찬을 갖기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공동취재

이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4·5선 이상 의원 15명과 함께한 오찬 간담회에서도 관련된 이의 제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한 위원장은 오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시스템 공천을 보수당 처음으로서 실천하게 된 취지에 대해 설명했고, 굉장히 잘했다는 반응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 차례 더 국회의원 뱃지에 도전하는 초선·재선 의원들 사이에선 ‘동일 지역구 다선의원 조정지수‘를 두고 합리적인 기준이라는 평이 주를 이뤘다. 특히 선거 때마다 '컷오프(경선 배제)' 최우선 대상으로 언급됐던 영남권 초·재선들은 반가운 기색이 역력했다. 영남권의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3선 이상인 분들을 원천 배제하는 안도 아니고, 경선 득표율의 15% 정도는 감내해야 하지 않나”라며 “초선 입장에선 한 번 더 도전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다른 한 초선 의원도 “중진 의원들은 인지도 면에서 장점이 있다”며 “신진 후보자들에게 벽을 낮춰주는 공정한 의도라고 생각한다”고 반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