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어제 4월 총선 1호 공약으로 저출생대책을 내놓았다. 1호 공약은 인구정책 컨트롤타워로 부총리급 ‘인구부’를 신설하고 출산휴가·육아휴직도 의무화하는 게 핵심이다. 아이돌봄 서비스, 주거 문제 관련 공약도 순차적으로 나온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2, 3자녀 출산 때 24평, 33평 임대주택 제공과 자녀 1인당 20만원씩 아동수당 지급 등을 담은 저출생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세계 최악의 합계출산율(지난해 0.7명)로 국가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여야가 모처럼 정책경쟁을 벌이니 반가운 일이다.
저출산은 주택과 일자리, 교육·보육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다. 중구난방의 백화점식 대책이 아니라 범정부 차원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과거 정부가 2006년부터 380조원의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상황을 반전시키지 못했던 이유다. 현 정부도 그동안 뭘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특단의 대책을 주문한 지 1년이 흘렀지만 인구정책 컨트롤타워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는 아무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가뜩이나 예산과 부처조정권한이 없는 상황에서 출범 초부터 인구정책을 짜오던 민간위원 2명이 빠져나갔다. 이러다 유명무실한 식물기구로 전락하고 인구정책도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 여성가족부를 흡수하고 보건복지부 등 여러 부처의 권한과 조직을 합쳐 인구부를 신설하겠다는 여당의 공약은 유력한 대안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