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태원참사특별법 ‘尹 거부권 행사’ 건의

野에 독소조항 빼고 재협상 제안
野선 “꼬투리 잡기에 불과” 반발
해당 법안 19일 정부로 이송 예정
유가족協 “입법권 무시 건의 분노”

여당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태원참사특별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야당을 향해 ‘독소조항’을 빼고 재협상하자고 제안했다. 다만 야당은 여당의 독소조항 주장이 “꼬투리 잡기에 불과하다”고 반발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 총의를 모아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기로 했다”며 “결국 민주당이 이 법을 여야 간 원만히 처리하는 것을 기대하기보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유도해 정치적 타격을 입히고 총선을 정쟁화하려는 의도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국민의힘의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 행사 건의 규탄 삭발식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4월 발의된 이태원참사특별법은 여당 의원들이 표결에 불응한 가운데 야권 주도로 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안은 19일 정부로 이송될 예정이다. 이후 윤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과 관련해 특별조사위원회 구성 방식과 특조위가 이미 불송치하거나 수사 중지된 기록까지 열람할 수 있도록 한 내용 등을 독소조항으로 규정하고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국민의힘은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되 법안을 재협상하자고 더불어민주당에 제안했다. 이에 민주당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이미 충분히 여당 의견을 반영해 양보한 법안”이라며 “(국민의힘이) 꼬투리를 잡는 건 특별법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것처럼 호도하려는 술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유가족협의회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이 특별법 표결 거부에 이어 대통령에게 입법권 무시를 건의한다니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