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태원 참사 부실대응'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기소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를 받는 김광호(60·치안정감) 서울경찰청장이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김정훈)는 19일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기소 권고 등을 종합해 이날 김 청장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2022년 10월29일 당시 핼러윈데이에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 많은 사람이 모일 상황이 예견됐음에도 적절한 경찰력을 배치하고 지휘·감독하는 필요 조치를 다하지 않고 사상자 규모를 키운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를 받는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뉴시스

김 청장 기소는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약 1년 3개월 만으로, 경찰 특별수사본부가 지난해 1월 김청장을 불구속송치한 뒤 약 1년 만에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수사심의위는 지난 15일 김 청장이 이태원 참사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구체적인 대책을 수립·시행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해 기소를 권고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김 청장에 불기소 의견을 냈었으나 수사심의위가 김 청장 기소 권고안을 의결하면서 검차도 이 권고를 받아들였다.

 

참사 당일 서울경찰청 112상황관리관 당직 근무를 한 류미진 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총경)과 서울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을 담당한 정모 서울경찰청 112상황3팀장(경정)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다중운집 상황에서 112신고가 접수되거나 안전사고 위험이 발생했음에도 위험도에 상응해 제때 대응하지 않고 상급자에게 신속하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는다.

 

서울 용산경찰서 정보관들에게 이태원 핼러윈 축제 관련 자료를 삭제하라고 지시해 이미 재판을 받고 있는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정보부장·경무관)은 서울경찰청 내 경찰관에게도 핼러윈 대비 관련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해 증거인멸교사, 공용전자기록등손상교사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총경)도 국회 청문회에서 허위 증언을 했다며 국회에서증언·감정등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사진=뉴스1

김 청장과 함께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최성범 전 용산소방서장은 불기소 처분됐다. 검찰은 최 전 서장이 2022년 10월29일 오후 10시24분쯤 사고 발생을 인식한 뒤 곧바로 현장에 이동해 10시31분부터 구조에 착수한 점, 재난업무가이드 기준을 충족하는 수준으로 소방차량을 출동시킨 점, 가용한 인력과 자원을 총동원해 구조 노력을 기울인 점 등을 종합해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수사심의위도 지난 15일 최 전 서장에게는 불기소 권고안을 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