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초 유럽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프랑스 대혁명 후 격동하는 현실과 자유주의를 향한 열정이 넘쳐났고, 이익을 향한 각 나라의 대립과 갈등이 표출되는 시대였다. 이런 시대적 흐름을 작품으로 담아내는 데에는 안정적 규범을 추구하는 고전주의보다 변화를 나타낼 수 있는 양식이어야 했다. 그래서 규범과 제도로부터의 해방과 자유, 일체의 외부적 권위를 배제하는 낭만주의가 그 중심에 자리 잡았다.
19세기 중엽을 지나자 혼란한 정치적 현실이 가라앉았고, 낭만주의 미술도 달라졌다. 격동하는 현실 세계 대신 자연풍경을 대상으로 삼았고, 낭만주의의 또 다른 경향인 낭만적 자연주의가 나타났다. 감성을 통해서 직접 체험한 자연풍경을 솔직하게 나타내려 한 낭만주의였다. 고전주의 풍경화가 자연에 입혀온 이성적이며 인위적인 틀을 벗기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과 느낌을 담아내자는 것이었다.
대표적 작가 중 한 명인 조지프 말러드 윌리엄 터너는 거친 파도나 망망대해 같은 대자연의 장엄함과 숭고함을 나타내려 했다. 그 안에서 인간이 느끼는 한계나 자연에 대한 외경심을 표현하려 했다. 위협적인 자연을 통해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게 하면서도 배후의 신비스러운 힘에 대한 동경과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시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