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자민당 총재)의 기시다파 해산 방침에 아베파, 니카이파가 동조하면서 자민당을 지탱해 온 파벌정치가 요동치고 있다. 당내 최대 파벌과 총리 파벌 등이 해산에 동의했지만 각각 2위, 3위 파벌은 존속 방침인 데다, 그 두 파벌이 기시다 정권의 핵심축을 구성하는지라 자민당 파벌정치가 완전히 종식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21일 관련 현지 보도 등을 종합하면 정치자금 파티를 활용한 비자금 조성 파문이 불거진 이후에도 자민당 내 파벌은 유지될 것이란 분위기가 강했으나 검찰이 아베파, 기시다파, 니카이파 소속 의원, 회계책임자를 형사처벌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제일 먼저 지난 18일 기시다 총리가 당내 네 번째 파벌인 기시다파(46명) 해산 방침을 밝혔다. 그는 주변에 “이 정도로 하지 않고는 자민당은 변하지 않는다”는 의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튿날인 19일 최대 파벌 아베파(96명), 다섯번째 파벌 니카이파(38명)도 각각 총회를 열고 같은 결정을 내렸다.
산케이는 아소 부총재는 이번 사건을 아베파 등의 정치자금 처리 문제로 보고 인재 육성 등의 면에서 파벌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고, 모테기 간사장은 향후 총리에 오르기 위한 발판으로 파벌의 힘을 유지하길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당내 여섯 번째 파벌 모리야마파(8명)를 이끄는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 총무회장은 “당에서 논의가 시작되고 있어 경과를 보면서 (해산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유보적인 스탠스다.
파벌 해산이라 대형 이슈를 두고 갈등이 불거지면서 기시다파, 아소파, 모테기파 연합으로 유지되어 온 정권 운영도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사히는 “‘3파 연합’은 종언을 맞았다”며 “(기시다 총리의 최대 후원자인) 아소 부총재가 기시다 총리의 정권 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란 주변 목소리에 동조할 뜻을 비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기시다 총리의 ‘도박’이 모든 파벌의 해산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총리의 구심력 저하를 피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요미우리는 “정치자금 투명화를 포함해 정치개혁 자체가 정체될 수 있다”며 “기시다 총리와 아소 부총재, 모테기 간사장 사이에 틈이 생기면 정권 운영이 불안해져 (파벌 해산이란) 이례적인 결단이 큰 리스크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