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지수 500P 이상 급등 버블 경제 붕괴 후 최고치 경신 반도체 관련 종목 상승세 견인
일본 증시를 대표하는 주가지수인 닛케이 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22일 ‘거품(버블) 경제’ 붕괴 이후 약 3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2% 오른 3만6546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 버블 경제기였던 1990년 2월 이후 최고치로, 올해 들어서는 9.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수는 장중 한때 3만6571까지 치솟았다.
NHK방송은 “이날 도쿄 주식시장은 지난 주말 뉴욕시장에서 하이테크 관련 주가가 크게 오른 흐름을 이어받아 장 초반부터 관련 종목으로 매수세가 확산됐다”고 전했다. 실제 도쿄일렉트론, 아드반테스트 등 반도체 관련주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시장에서 엔비디아 등 하이테크주가 강세를 보여 일본에서도 반도체 관련주들이 대체로 탄탄하게 지수를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앞서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대표 주가지수 중 하나인 S&P 500 지수가 4839.81에 거래를 마쳐 2년 만에 종가 기준 직전 최고점을 넘어섰다.
일본 증시의 상승은 연초부터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지난 17일 닛케이지수가 3만6200을 돌파하며 ‘잃어버린 30년’ 침체기를 벗어나 회복기에 들어섰다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엔저로 수출 중심의 대기업 실적이 개선되고 외국인 투자가 늘고 있다. 또 관광객들의 소비 증가가 두드러진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과 물가가 같이 오르면서 국내 소비가 줄고 있다는 점에서 경기회복을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일본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3.1% 올라 1982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반면, 소비 지출은 0.1%, 기업 설비 투자는 0.6% 감소했다.
물가상승을 상쇄할 유력한 방법인 임금인상 수준도 미미한 실정이다. 일본의 물가를 감안한 실질임금 상승분은 지난해 내내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일본은 최근까지 대기업이 줄줄이 임금을 올렸지만 중소기업 쪽 사정이 여의치 않다. 내수용 제품을 만드는 중소기업 쪽은 특히나 임금인상을 하거나, 임금인상분을 제품가격에 전가할 여력조차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도 한국처럼 전체 고용의 대다수(70%)를 중소기업이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