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이원영 의원 등 친이재명(친명)계 인사들의 비이재명계 현역 의원 지역구 출마 선언이 본격화하면서 23일 더불어민주당 내분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양이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 광명을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현역 비명계 양기대 의원을 향한 맹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기존의 지역 정치인은 시민들의 역량과 의지를 방치해왔다”며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남용해 지방선거에서 제왕적이고 반민주적인 공천학살을 자행하며 시민의 대의자가 아닌 사적 관계자만을 챙긴 전형적인 토호정치인”이라고 했다. 또 “공정하고 정의로워야 할 광명의 정치수준을 땅바닥까지 떨어뜨렸다”며 “국민의힘에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민주당답지 않은 정치인이라는 조롱이 여기저기에서 들린다”라고 했다.
양이 의원은 또 지난 대선을 거론하며 양 의원을 맹폭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를 대통령 선거에서 뒷짐 지고 방관했던 무책임한 인사들이 오늘날의 혼란에 책임이 없는지 묻고 싶다”며 “왜 지난 대선 시기 제대로 된 유세 한 번 하지 않았나”라고 했다. 또 지난해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를 상기하며 “당대표가 검찰 독재의 칼날에 난도질을 당하는 상황에서 당대표 체포동의안에 왜 가결표를 던졌냐”고 따져 물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됐다.
양이 의원은 '자객 출마 비판'에 대해선 양 의원이 비명계인지 몰랐다는 입장이다. 양이 의원은 출마 선언 후 기자들로부터 ‘친명계 자객출마 논란’ 질문을 받자 “양 의원이 비명인 것을 몰랐다. 공교롭게도 양 의원이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광명이란 정치적 연고를 찾아가서 경쟁 도전장을 던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양이 의원은 양 의원을 겨냥한 정치적 발언을 이어온 바 있다. 지난해 11월 말 양이 의원은 광명을 지역에 현수막을 달겠다며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현수막 문구를 추천해달라고 했다. 양이 의원이 예시로 내건 문구 중에는 “썩은 과일은 골라내야 한다”, “언제까지 기대만 하실 겁니까”, “기대 4년, 실망 4년, 이제는 희망으로”, “더 이상 뭘 기대해, 광명을은 양이원영으로”라는 문구가 있었다. 현역 지역위원장과 달리 비례대표 의원은 정치현수막을 게첩하지 못하는 문제를 지적하겠다는 취지였지만 사실상 현역 양 의원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전날에는 이수진 비례대표 의원이 비명계 윤영찬 의원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출마 선언문에서 “지금 성남중원에 민주당 후보로 나오겠다는 후보는 민주당의 기본 정체성조차 없는 사람”이라며 “민주당에 배신과 분열의 상처를 주면서, 민주당 이름으로 출마하겠다는 상황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윤 의원이 미래대연합을 창당한 ‘원칙과상식’에 잠시 몸담았던 점을 부각한 셈이다. 이어 이 의원은 “진짜 민주당 후보, 국민의힘을 이길 수 있는 후보, 이수진의 손을 잡아달라. 이재명과 함께, 이수진은 한다”고 했다. 윤 의원은 이와 관련 “아무런 연고가 없는 후보가 갑자기 지역을 바꿔 출마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아무런 명분도 없는 선사후사”라며 “좀 더 솔직해지시길 바란다”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당지도부에서는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왔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말미에 “비방보다는 긍정, 발전적인 경쟁이 됐으면 좋겠다”라며 “경쟁자 역시 당내 동지이기에 경쟁자와 치열하게 경쟁하되 존중과 배려도 잊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