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인재 9호’로 영입된 공영운(59) 전 현대자동차 사장은 23일 정부의 R&D(연구개발) 예산과 교육부 소관 예산이 수조원씩 삭감된 데 대해 “방향 착오”라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공 전 사장은 이날 오전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우리나라는 사람하고 기술로 먹고살아야 하는 나라”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진 ‘교육 예산 자르고 과학 예산 잘라버리면 대체 어떻게 하라는 건가’라는 방송인 김어준씨의 반응에 “미래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공 전 사장은 ‘IMF 때도 교육과 과학은 건들지 않았는데 간첩이 있는 것 아니냐’라고 김어준씨가 말하자, “내년부터라도 다시 바꿔놔야 한다”며 “반드시 바꾸고 오히려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어준씨의 ‘미래 투자는 우리의 공통 인식이고 여야 상관없이 해왔는데 갑자기 5조나 삭감했다’는 말에는 “집에 돈이 좀 부족하면 외식비 줄이고 옷 사는 건 줄일 수 있다고 해도, 애들 공부시키는 돈은 안 줄인다”고 맞장구를 쳤다.
앞서 정부는 올해 R&D 예산을 전년(31조778억원)보다 5조1626억원 깎아 국회에 제출했다가, 야권의 대폭 증액 요구에 6217억원 올리는 것으로 민주당과 합의했다. 이와 함께 교육부 소관 예산은 총 95조7888억원으로 확정됐다. 정부안(95조6254억원)보다는 1634억원 증액했지만, 지난해 본예산(101조9979억원)과 비교하면 6조2091억원 감소했다.
민주당은 지난 22일 공 전 사장 영입을 발표하면서, ‘실물경제 전문가’로서 첨단산업의 미래를 이끄는 역량을 발휘한 만큼 전통산업과 신산업 융합을 통한 혁신성장을 견인할 적임자라고 높게 평가했다. 해외정책팀 신설로 국가별 수도에 거점을 만들고, 법률·통상·환경 등 자동차 산업에 영향이 큰 분야별 이슈에 대응하는 전문가를 채용해 글로벌 연결망 구축에 앞장섰다고도 전했다.
공 전 사장은 “생산 기반, 기업 정책 부문에 큰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는 영입식에서의 이재명 대표 말에 “지금이라도 새로운 틀을 짜서 정권을 뛰어넘어 국가가 해줘야 할 일을 여야가 기본법을 만들어 해보자는 생각”이라고 거들었다.
아울러 자리에서 “민주화 등의 성과를 만든 민주당 의원들이 혁신성장 쪽으로 사회적 에너지를 모으는 데 힘을 발휘한다면 역사에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기여 의지를 드러낸 공 전 사장은 뉴스공장에서도 “민주당이 신성장에서 실력을 발휘한다면 청년과 서민들에게 새로운 역사를 만들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민주당의 입당 제의를 한 차례 거절했던 공 전 사장은 ‘경제 영역 경험자가 당에서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던 요청을 이후에도 거듭 받았다면서, 개인적으로 사회공헌 활동 등을 계획하던 중 공적 분야에서 그간의 경험을 살려 역할을 하는 것도 봉사의 하나가 될 수 있겠다고 판단해 결국 제의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산청 출신으로 진주 동명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공 전 사장은 문화일보 기자를 거쳐 현대차로 옮긴 뒤 홍보실장(부사장), 전략기획 담당 사장 등을 지냈다.
특히 공 전 사장은 같은 날 국민의힘이 ‘갤럭시 성공 신화’의 주역으로 평가받는 고동진(63) 전 삼성전자 모바일 부문(옛 IM부문) 대표이사 사장을 영입한 대목을 끌어온 ‘본인의 장점이 뭔가’라는 김어준씨 질문에 “언론 생활도 했고 해외 쪽 협의 역할을 많이 했다”며 ‘국제적 식견’이 고 전 사장보다는 더 넓을 거라는 취지로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