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가 5개월 만에 낙관적으로 돌아섰다. 물가상승률이 둔화세를 보이고, 미국의 금리 인상기가 끝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향후 물가상승률 전망도 거의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24일 한국은행의 ‘2024년 1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1월 중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6으로 전월(99.7) 대비 1.9포인트 상승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동향지수(CSI) 15개 지수 중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장기평균치(2003년1월∼2023년12월)를 기준값 100으로 삼고 이보다 크면 소비심리가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소비심리 개선에 영향을 준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금리 인상) 기조가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긴축 완화가 앞으로 우리 경기와 가계 형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향후 금리 수준을 예상하는 금리수준전망지수는 99로 한 달 새 8포인트 하락했다. 2020년12월(99) 이후 3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지수는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낮을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자가 많으면 100을 밑돈다. 많은 소비자가 향후 금리 하락을 점치기 시작한 셈이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소비자심리지수는 물가상승률 둔화 지속,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 기대, 수출 개선 등의 영향으로 두 달 연속 상승했다”며 “이제 금리 인상은 더는 없을 것이라는 뉴스도 나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월(93) 대비 1포인트 내린 92로 나타났다. 1년 뒤 집값 하락을 예상하는 소비자 비중이 상승을 예상하는 비중보다 커졌다는 의미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대출 규제 강화, 고금리 지속 등으로 주택경기가 위축된 영향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미국의 긴축 기조가 종료되면서 앞으로 물가상승률이 안정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확산하고 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3.2%)보다 0.2%포인트 하락한 3.0%를 기록했다. 2022년 3월(2.9%) 이후 22개월 만에 최저치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022년 7월 4.7%까지 상승했다가 점차 둔화해 하향 안정 국면을 보이고 있다.
황 팀장은 “석유류 가격의 하락 폭이 확대된 영향으로, 먹거리 관련 물가는 여전히 높지만 상승 폭이 둔화했다”며 “정부가 올해 상반기 공공요금 동결 기조를 발표해 물가가 안정되리라는 희망이 생겼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