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창당 이후 첫 주말을 맞아 소상공인들이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소형트럭 ‘라보’를 타고 서울 강서구와 마포구 골목길을 누비며 정책 홍보에 열을 올렸다. 28일 이 대표가 찾은 서울 마포구는 최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사천(私薦) 논란’에 휩싸인 지역이다. 전날 방문한 서울 강서구는 지난해 국민의힘이 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패배의 쓴맛을 본 곳이다. 이 대표가 국민의힘에 ‘쓰라린 지역’을 연이어 방문한 것이다. 정부·여당을 직격하며 제3지대로서의 차별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날 이 대표는 합당을 선언한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와 함께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을 찾아 “선거 때마다 누굴 감옥에 보내라, 끌어내려라 싸우기만 하니 여기 계신 상인들은 코로나가 지나면 일상이 회복될 거란 믿음이 사라지고 있다”며 “저와 양 대표가 신당을 하는 이유는 바로 정책을 이야기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주황색 후드티를 맞춰 입은 이 대표와 양 대표는 라보를 타고 망원시장 골목을 돌며 스피커를 통해 정책을 홍보했다. 인근 건어물, 채소 가게 등을 하나씩 호명하며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이들은 중간중간 멈춰서 다가오는 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악수를 나누며 주민들과 밀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이 대표는 최근 ‘세대 갈라치기’ 비판에 직면한 ‘노인 무임승차 폐지’ 정책을 다시 강조했다. 이 대표는 “(무임승차 제도는) 44년 전 전두환 대통령 시절 설계된 교통복지 제도인데 그때는 어르신 인구가 3~4%였다”며 “지금 서울 지하철 무임승차 비율이 20%가 넘어서는 상황에서 이런 제도가 유지될 수 있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말을 맞아 MZ세대(1980년대 초∼2010년대 초 출생) 방문 빈도가 높은 망원시장에서 청년층 표심을 집중 공략한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양 대표는 “이젠 갈등의 정치, 전쟁의 정치를 끝낼 때가 됐다”며 “싸울 사람들은 싸우고, 갈등할 사람들은 갈등하게 내버려 두자. 이젠 새로운 미래로 손잡고 건너가자”며 힘을 보탰다.
1시간가량 망원시장 골목을 누빈 이 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제3지대 연대에 있어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탈당파로 구성된 미래대연합과 이낙연 전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가 공동창당을 선언한 ‘개혁미래당’을 두고 “개혁신당이 가고자 하는 방향성에는 대체로 동의하지만 개혁신당에 바로 합류할 수 없다는 의미가 사실 좀 이질적으로 들리긴 한다”며 “그런 부분에서 오해가 없게 설명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이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개혁신당이 개혁을 화두로 삼아 이슈를 만들어가는 상황에서 개혁미래당이라는 당명을 쓰겠다고 하는 것은 의도가 명백해 보인다”며 “옆에 신장개업한 중국집 이름이 조금 알려진다고 그대로 차용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전날 이 대표는 당 지도부와 함께 서울 강서구 화곡남부시장 등 강서구 일대 골목을 찾아서도 시민들과 접촉면을 넓혔다. 이곳에서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지난 강서구 보선 현장이었던 이 화곡남부시장에 와서 민심을 파악해 보면, 보선 때 아무리 강한 민심을 표출했어도 결국 정부와 여당은 그 민심을 받아들여서 서민의 민생을 살피는 것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평가가 중론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