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총선거 수원정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수정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같은 당 배현진 의원 피습 사건 원인을 진단하는 과정에서 성별과 범죄 피해 취약성의 상관관계를 언급했던 데 대해, “여자라서 맞았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며 여성 혐오 범죄로 단언한 적 없다고 29일 밝혔다. 그는 지난달 이른바 ‘김건희 명품백’ 논란에 ‘가방이 가짜’라고 확언한 적 없다며 일부 확정 보도를 비판한 바도 있다.
이 예비후보는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배현진 의원이 여자라서 피해자가 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는데’라던 진행자에게 “그렇게 이야기한 적 없다”며 성별의 범죄 취약 연관성은 객관적인 범죄학적 사실이라고 우선 강조했다. 스토킹이나 성범죄 또는 극도의 혐오범죄 대상에 여성이 많이 포함된다면서다. 성별이 범죄 취약성에 영향을 준다고만 했지 배 의원이 여자여서 폭행 피해자가 됐다는 식의 얘기는 한 적 없다고 거듭 부각했다.
이 예비후보는 ‘배현진 의원이 여성이어서 폭행당한 건 아니라는 말인가’라는 진행자의 추가 질문에 “여성이 폭력범죄 피해자의 70%를 차지하니까 취약한 건 틀림없는 사실”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성별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얘기한 것”이라고 재차 부연했다.
앞서 이 예비후보는 지난 25일 TV조선 ‘시사쇼 정치다’ 전화 인터뷰에서 “총선이다 보니 ‘묻지마 폭행’ 피해자 유형이 (정치인으로) 바뀌는 것 같다”며 “빠른 형사사법 개입으로 일벌백계를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행자의 ‘배현진 의원 본인을 특정하고 범죄를 저질렀다고 볼 수 있는데, 어떻게 분석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는 “(정확한) 수사가 필요해 보인다”며 “미행이나 스토킹 등의 흔적이 온·오프라인에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이 예비후보의 배 의원 성별 언급은 습격범이 미성년자라는 점을 짚는 대목에서 나왔다. 그가 “보통 14~15세 미성년자는 합리적인 판단능력이 아직 발달하지 않는다”며 “온라인에서 여성 적대감을 야기하는 전반적인 흐름 끝에 (발생한) 우발적인 사건이었을 수도 있고, 배현진 의원 성별도 피해자가 되는 데 일조를 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추측하면서다.
습격범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어떤 정보나 특정 이념 혹은 사상에 노출됐는지 경찰이 파악해야 한다는 큰 틀인데, 듣는 이에 따라서는 배 의원이 여성이어서 폭행 사건 피해자가 됐을 수 있다는 식의 주장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같은 맥락에서 “미성년자의 돌발행위에 이르는 과정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면 그것도 제재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이 예비후보는 ‘교수님도 위협감을 느낄 것 같다’는 진행자 반응에는 “지역마다 후보는 소수니 사법기관에서 신변 안전을 도모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송 발언에 관한 이 예비후보 해명은 이전에도 있었다.
이 예비후보는 지난달 26일 같은 방송에서 ‘김건희 명품백 논란’을 두고 자신은 가방이 가짜라는 식으로 확언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얼마 전 명품백 사건 관련해서 '가짜일 수도 있다' 이렇게 말했다던데’라는 진행자 말에 “그렇게 이야기한 적 없다”며 이같이 받아쳤다. 이어 “‘그거 진짜 맞아?’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며 “유튜브 방송이었고, 농담이 오가는 와중에 ‘진짜는 맞고’ (라며 묻듯이) 이야기했는데, 가짜로 이야기했다고 확정적으로 보도하는 건 굉장히 악성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달 종합편성채널 JTBC 유튜브 ‘장르만 여의도’에서 이 예비후보는 ‘김건희 특검법에 찬성하느냐’는 질문에 답하는 도중, 김 여사가 고가 명품 가방 선물을 받았다는 의혹을 놓고 “그 명품백이 진짜 명품백인지 아닌지 검증됐냐”고 되물어 논란을 감싼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방송에서 ‘받은 자체로 문제 아니냐’는 진행자 질문에 그는 “가짜일 수도 있는 거고”, “받은 자체로 문제다”, “갖다 떼다 맡긴 자도 문제다”, “그렇게 기획해서 함정판 놈도 나쁜 놈이다”, “영상으로 찍어서 남긴 놈은 더 나쁜 놈이다”, “받은 사람도 나쁜 놈이다” 등 발언을 이어갔다. 그리고는 “내가 만약 학생들에게 그런 선물을 받았다면 당연히 그 자리에서 돌려주고 혼내줬을 것”이라며 “원칙은 그런 것”이라고 부연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김 여사가 받은 명품백의 진품 여부가 검증됐냐는 취지로 말한 이 예비후보를 겨냥, “조중동도 ‘중전마마’의 디올백은 옹호하지 못하는데, 국힘 영입 1호는 ‘중전마마’를 위한 피의 쉴드치기를 한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