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간 현장서 출퇴근 최문순 화천군수, 산천어 축제 흥행 이끌었다

지난 28일 강원도 화천. 강원도 대표 겨울축제인 화천 산천어 축제의 마지막 날을 즐기려는 인파로 축제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포근한 날씨 덕분에 산천어 낚시를 즐기는 관광객들이 얼음 낚시터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얼음판 위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축제장을 찾은 인파는 화천군 인구(2만3000명)의 다섯 배에 달하는 11만5000명에 달했다.

 

최문순 화천군수가 산천어 축제장 종합상황실 내 마련된 간이 사무실에서 서류를 보고 있다. 벽에는 축제장 곳곳을 비추는 폐쇄회로(CC)TV 화면이 보인다. 

축제장 종합상황실 한편에 마련된 간이 사무실에서는 최문순 화천군수가 폐쇄회로(CC)TV 모니터를 확인하고 있었다. 최 군수는 축제장 내 14곳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얼음 두께와 관광객 안전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했다. 반대쪽 벽에는 프로그램별로 입장객 수를 집계한 수치가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혼잡을 막고 입장객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최 군수는 축제가 시작된 지난 2일부터 이곳에서 출퇴근했다. 컴퓨터와 전화기를 가져다 두고 일상적인 업무를 하는 동시에 축제 현장을 직접 챙겼다. 화천군이 주최하는 세계적인 겨울축제에 작은 균열도 있어선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최 군수는 매일 새벽 축제장 곳곳을 둘러보고 얼음 두께와 유속 등을 점검했다. 틈틈이 관광객을 만나 불편함은 없는지 확인했다.

 

산천어 축제에 대한 최 군수의 열정은 지역에서는 이미 유명하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축제가 재개된 지난해에는 밤새 쏟아진 폭우로 개막이 불투명해지자 수술을 받고 치료 중임에도 밤을 새워가며 축제장을 정비했다. 최 군수는 산천어 축제가 시작된 2003년부터 화천군청 공무원으로 관련 업무를 맡았고, 3선을 하면서 세계적인 축제로 성장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날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은 만족을 표현했다. 경기도에서 가족과 함께 왔다는 황민서(37)씨는 “눈썰매장과 스케이트장 등 산천어 낚시 이외에도 즐길 콘텐츠가 많아서 그런지 하루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음번 축제에도 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온 김세원(40)씨는 “다른 축제는 바가지 논란으로 시끄럽던데 산천어 축제는 먹거리가 싸고 맛있어서 좋았다”고 평가했다.

 

화천 산천어 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이 겨울 손맛을 즐기고 있다. 화천군 제공

지난 6일 개막해 23일간 열린 ‘2024 화천 산천어 축제’에는 관광객 153만1000명이 다녀갔다. 구제역으로 축제를 열지 못한 2011년, 이상 고온으로 정상 운영되지 못한 2020년, 코로나19 영향으로 축제가 취소된 2021·2022년을 제외하면 15년 연속 누적 관광객 100만 명 돌파라는 대기록을 썼다. 외신에서 ‘아시아에서 꼭 가봐야 할 겨울축제’로 산천어 축제를 소개하면서 외국인 관광객도 매년 10만 명가량 축제장을 찾는다. 올해는 세계 각지에서 8만 명이 왔다.

 

화천 산천어 축제가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 잡은 데는 역발상, 안전, 상생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주효했다. 2016년 국내 최초로 밤낚시를 도입했고, 숙박 시 밤낚시 입장권을 무료로 제공하는 실험을 감행해 모두 성공시켰다. 먹거리 장터와 사전 협의로 ‘바가지 논란’ 여지조차 주지 않았다. 이 같은 철저한 노력으로 축제 재방문율은 50%를 훌쩍 넘기고 있다.

 

최문순 군수는 “얼음판 위, 얼음판 아래 물속,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새벽부터 밤까지 축제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한 모든 분들 덕분에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어 “화천 산천어 축제를 잊지 않고 찾아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린다. 내년에는 더 즐겁고, 안전하고, 행복한 축제로 돌아오겠다”며 “축제 슬로건인 ‘얼지 않은 인정, 녹지 않는 추억’은 내년에도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