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장장이에 대해 알지 못한다. 나무를 다루는 이도 있고 흙을 다루는 이도 있지만 쇠를 다루는 이는 주변에 없다. 그래서인지 쇠를 다루는 일의 “정교하고도 힘찬 손놀림”에 대한 약간의 환상을 품고 있다. 오랜 시간 “불과 냉수 사이를 오가며” 쇠를 단련하고, 더불어 스스로를 단련한 사람이라면 범인과는 다른 혜안을 가지고 있을 거라는. 꼭 필요한 금언을 하나쯤 알고 있을 거라는.
시인은 왜 하필 대장장이를 떠올렸을까. 최초의 대장장이를. 최초의 대장장이는 어째서 최초의 대장장이가 되기를 택했나, 시인은 궁금했을 것이다. 남들처럼 값비싼 금이나 은이 아니라 강철을 단련하기로 한 사람. 단 하나 자신의 신념을 위해 오롯이 몰두한 사람. 시인은 믿고 싶었을까. 딱딱한 침대에서 잠들지라도 그의 오늘은 뜨겁고 검게 빛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었을까. 그러니 지금 이 집념의 방향을 향해 계속 나아가자고, 그래도 좋다고. 다른 누구보다 먼저, 쓰는 삶을 택한 자기 자신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