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방류에 따른 위험성 논란에도 일본산 맥주, 위스키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지난해 한국이 일본에서 농림수산물·식품을 수입한 나라 중 가장 높은 수입액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일본 농림수산성의 2023년 농림수산물·식품 수출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 대한 이들 품목 수출액은 761억엔(약 6789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은 이에 따라 중국(2376억엔)과 홍콩(2365억엔), 미국(2062억엔), 대만(1532억엔) 이어 다섯 번째 일본의 농림수산물·식품 수출국이 됐다.
증감률로 보면 한국이 전년 대비 14.1% 증가해 수출 상위 10개국 중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농림수산성은 이에 대해 “(수출가격 인하로 이어지는) 엔저가 맞물리며 맥주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며 “위스키, 소스 혼합 조미료 등의 수출도 증가하면서 한국 수출액이 전년보다 94억엔(850억원) 늘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일본의 지난해 농림수산물·식품 전체 수출액은 전년보다 2.9% 증가한 1조4547억엔(13조1500억원)으로 11년 연속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8월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이후 촉발된 일본산 수산물을 두고 유해성 논란에도 수산물 수출액이 2022년 3873억엔(3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3901억엔(3조5200억원)으로 다소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침체했던 외식 수요가 회복되고 엔화 약세가 수출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조치로 인한 악영향은 피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최대 수출국이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수출액이 14.6% 줄었다. NHK방송은 “중국 정부의 일본 수산물 수입 정지가 전체 증가율을 억제한 형태”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은 내년까지 농림수산물·식품 수출액을 2조엔(18조원) 늘리겠다는 일본 정부의 계획에도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NHK는 “중국 정부의 수입금지 조치 해제가 언제 이뤄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수출 대상 국가를 다각화하는 것이 과제가 됐다”고 진단했다.
사카모토 데쓰시(坂本哲志) 농림수산상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중국 수입금지 조치의 영향이 적잖이 있었던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며 “다만 중국 외의 수출국, 지역 개척에 일정한 성과를 보여 이후에도 기대할 만하고, 신규 판매 개척을 위한 지원책을 실시해 수출 확대를 꾀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