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의원 세비, 국민 중위소득에 맞추자” 파격 제안

與 비대위 회의 주재

연봉 1억5700만원… 월 1300만원
572만원 수준으로 56% 삭감 강조
“국민 대표하는 자리… 상징성 있어”
현재 연봉, 주요 선진국과 비슷
‘1000원 아침밥’ 2배 확대도 공약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국회의원 연봉을 국민들의 중위소득 수준으로 줄이자고 제안했다. 현재의 국회의원 세비를 절반 넘게 대폭 삭감하자는 것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고위공직자가 더 많은 급여를 받는 구조지만, 국회의원은 다르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이고 그리고 단순한 고위공직자가 아니다”며 “국민을 대표하는 직역이기 때문에 상징적으로 우리 국민들 중위소득에 해당하는 정도의 액수를 세비로 받는 것이 어떨까”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국회의원 연봉은 지난해보다 1.7% 오른 1억5700만원으로 결정됐다. 이를 기준으로 지난달 20일 1300만원가량의 월급이 의원들에게 지급됐다. 이는 국내 직장인 평균연봉보다 3.7배 높은 액수다. 국세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2년 국세 통계’에 따르면 연말정산을 신고한 근로자의 2022년 세전 평균연봉은 4213만원이었다. 1억원을 초과하는 연봉을 받는 근로자는 전체의 6.4%뿐이다.



한 위원장이 국회의원 세비 수준으로 제안한 중위소득은 전체 가구를 소득순으로 세웠을 때 중간에 있는 가구의 소득을 뜻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4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은 572만9913원이다. 1인 가구 기준은 222만8445원이다. 4인 가구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했을 때 현 세비 수준에서 56%를 삭감하자는 것이다.

한 위원장은 “국민을 대표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그 정도 액수를 받는 것에 대한 상징성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의원이 되고자 하는 분들은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국민에게 봉사하고 헌신하기 위해서 이 길에 나선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서로 진지하게 이야기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국의 국회의원 세비는 주요 선진 민주주의 국가와 비교했을 때 비슷한 수준이다. 미 의회조사국에 따르면 미국 상·하원 의원의 최대 연봉은 17만4000달러(약 2억3100만원)이다. 일본은 법률에 수당을 제외한 의원의 연봉을 1552만8000엔(약 1억4000만원)으로 규정한다. 영국의 의원 연봉은 8만6584파운드(약 1억4600만원)이다. 독일의 의원 연봉은 12만1001.64유로(약 1억7400만원)로 규정돼 있다.

문경 화재 현장 찾은 韓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앞줄 오른쪽 네 번째)이 1일 소방관 두 명이 순직한 경북 문경 육가공공장 화재 현장을 둘러본 뒤 배종혁 문경소방서장(가운데)을 위로하고 있다. 문경=연합뉴스

한 위원장은 이날 수도권과 청년층 등 국민의힘의 약한 고리를 공략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김포·구리시 등 경기 일부 지역의 서울 편입을 추진하던 것에서 한발 나아가 경기 분도 논의도 병행하기 위한 ‘서울·경기의 생활권 재편을 위한 특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가까운 관공서를 놔두고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경기도 북쪽에 있는 분들은 서울을 우회해 수원으로 내려와야 하는 상황이고, 이미 서울 생활권에 있는 분들이 경기도로 편입돼 여러 행정적 불편함을 겪고 있다”며 “이 두 가지 모두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대학생들에게 조식 학식을 1000원에 제공하는 ‘1000원의 아침밥’ 사업에 대한 정부의 단가 지원을 기존 1000원에서 2000원으로 늘리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