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온라인쇼핑 227조 ‘역대급’… 해외 직구는 중국이 최다

온라인쇼핑…여행·교통서비스, 이쿠폰서비스 등에서 증가
직구 시장서 중국 121% 폭증…역대 처음 미국 뛰어넘어

#심(22)모씨는 지난달 취업과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일본으로 여행을 떠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대학 시절 대부분을 보낸 심씨가 엔데믹 이후 온라인으로 여행권을 구매해 해외여행을 떠난 것이다. 심씨는 “1·2학년 때 해외여행을 가지 못했고, 3·4학년 때는 공부하느라 바빴다”며 “곧 취업과 졸업을 앞두고 있어 친구와 해외여행을 떠나 좋은 추억을 쌓고 있다”고 전했다.

 

#취미로 캠핑을 즐기는 김(56)모씨는 지난해 중국발 캠핑 제품에 관심이 생겼다. 고가인 캠핑용품을 모두 값비싼 가격에 구매하기엔 경제적으로 부담됐기 때문. 김씨는 “안전과 관련된 캠핑용품 외에는 중국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도 합리적인 것 같다”며 “처음에는 어렵게 구매했지만 온라인 직구(직접구매)를 몇 번 해보다 보니 익숙해져서 종종 구매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시 중구 인천본부세관 특송물류센터에 해외 직구 물품들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 19 엔데믹 선언에 따라 여행 수요가 크게 늘었고,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주고받을 수 있는 ‘이쿠폰서비스’ 거래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해외 직구에서는 저가 상품으로 소비자를 공략한 중국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 미국을 제치고 처음 1위 지역으로 올라섰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27조3470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8.3% 증가했다. 이 수치는 2001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하지만 증가 폭은 2021년(20.2%), 2022년(10.3%)보다 축소했다.

 

상품군별로 여행·교통서비스가 2022년보다 44.0% 증가한 24조912억원으로 집계됐다. 엔데믹으로 인한 여행 수요가 급증한 여파다. 커피, 디저트 등 간단 선물로 활용되는 이쿠폰서비스도 최근 선택지가 다양해져서 전년보다 34.9% 늘어나 9조8820억원을 기록했다.

 

정은정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 서비스업동향과 과장은 “지난해 엔데믹 선언 이후 본격적으로 사람들이 활동을 시작하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매우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엔저 현상도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쿠폰서비스는 높은 증가세를 보이는 상품군으로 금액대와 상품이 다양한 특징이 있고 선물하기도 편리하다”며 “이와 같은 이유로 온라인 쇼핑 이용자 수요에 맞아떨어져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부연했다.

 

전체 거래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음·식료품은 1년 전보다 12.1% 증가해 29조8690억원이었다. 상품군별 구성비는 음·식료품(13.1%), 음식서비스(11.6%), 여행·교통서비스(10.6%) 순이다. 반면 컴퓨터 및 주변기기(-4.6%), 서적(-5.3%), 스포츠·레저용품(-2.1%)에서는 감소했다.

 

정 과장은 음·식료품 거래액 증가에 관해선 “신선 식품 배송 서비스를 확대에 따라 음식료품 수요가 늘었다”며 “오후에 주문해도 그다음 날 새벽이면 제품을 받아볼 수 있는 편리성과 꾸준히 상품군이 증가한 점이 온라인 거래액이 늘어난 이유”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해외직구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10년만에 처음 6조원을 돌파했다. 2023년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은 6조7567억원으로 전년 대비 26.9%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중국이 3조2873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121.2% 크게 증가했다. 전체 구매액 중 절반에 가까운 금액이다.

 

그간 1위를 차지한 미국은 1년 전과 비교해 7.3% 줄어든 1조8574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 미국 직구 구매액은 내림세였다. 반면 중국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인 결과 지난해 처음 중국이 미국을 앞질렀다. 중국은 직구 시장에서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저가 상품 공세로 급격히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정 과장은 “최근 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이나 쇼핑몰이 굉장히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어 (중국 직접 구매액이) 폭증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