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비이재명계’ 김종민 의원만 함께한 공동 창당으로 첫발을 내디딘 ‘새로운미래’의 이석현 고문이 5일 조응천·이원욱 의원의 ‘흡수통합’이라는 주장에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 고문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영혼 없이 몸만 갈 수 없다는 이런 얘기인데, 다 안 맞는 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두 분의 정치적 선택을 존중하지만, 사실은 사실대로 말을 해야 한다”며 “이낙연 대표는 (신당의) 당 대표를 안 맡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 고문은 “협상 과정에서 안 오신 두 분 가운데 한 분이 (신당의) 단독대표로 내정되어 있었다”며 “나머지 한 분은 이준석 신당과 (빅텐트를 두고) 협상할 카드인 협상대표로 내정됐다”고 밝혔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신당의 대표를 하지 않겠다고 밝혀둔 터였고, 이 전 대표와 함께 새로운미래의 공동 대표가 된 김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두 의원이 각각 단독대표와 협상대표로 내정된 상황이었는데 이를 어떻게 ‘흡수통합’이라 말할 수 있냐는 이 고문의 반박이다.
앞서 조 의원과 이 의원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중앙당 공동 창당대회 도중 낸 입장문에서 “더 큰 통합을 위해 오늘 저희는 합당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새로운미래에 참여하는 것은 영혼 없이 몸만 얻어 주는 일이라 생각했다”며 “통합을 위해 신명나게 일할 수 없는 과정이고, 상상력의 정치로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저희의 결심을 훼손하는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공동 창당을 새로운미래로의 ‘흡수통합’이라 주장하면서, “통합의 원칙은 수평적 통합과 열린 통합이고 새로운미래와의 통합 추진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당의 헌법인 강령과 당헌이 반드시 합의되어야 할 사항이지만 ‘일방적 의결’이 예상되고, ‘묻지마 통합’에 몸 던지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면서, 정치는 영혼과 이성의 조율이 이룬 소명으로 해야 하는데 공간만 이동하는 통합은 ‘불협화음’만 낳을 뿐이라고 이유도 댔다.
이들은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선거공학을 떠난 대통합의 정신과 실천만이 ‘공화시민과 청년들이 당당히 정책을 결정하는 나라’를 만들 수 있다”며 “그들이 제3지대 정당의 주체로서 우뚝 서는 정당을 완성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합의 길은 장강의 앞물과도 같다”며 “장강의 앞물이 고인물이 돼 장강의 뒷물을 막는 게 아닌, 더 빠르게 흐르도록 물길 트는 일을 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공동 창당대회 당일 이들의 불참 선언은 제3지대 빅텐트 구상과 관련한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둘러싼 이견, 이전까지 가칭으로 행보를 펼쳐온 ‘새로운미래’와 ‘미래대연합’의 역학 관계 갈등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일부에서 낳았다.
이를 언급하듯 이 고문은 라디오에서 ‘이낙연 대표의 위상과 역할을 둘러싼 이견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던데’라는 취지 진행자 반응에 “이낙연에 대한 지지가 많다는 이야기인데, 이낙연에 대한 지지가 많은 걸 장점으로 살려서 활용할 생각을 해야 한다”며 “어떻게 많은 지지를 갑자기 없애나”라고 반문했다.
특히 ‘영혼 없는 통합’이라는 조 의원 등의 주장에는 “그런 것까지 생각을 했으면 처음부터 협상을 안 했어야 한다”며, “당명 가지고도 (이야기를) 했었는데 영혼 없다고 생각했으면 그런 걸 하지 않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고문은 ‘이원욱, 조응천 의원의 마음이 속칭 콩밭에 가 있었다는 진단인가’라는 진행자 질문에는 “쉽게 말하면 그런 의미”라며, 그러한 말이 결례가 될 것 같다면서도 미래대연합 창당준비위원장 5명의 생각이 달랐던 것 같다고 추측했다.
미래대연합 창당준비위원장은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과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 정태근 전 국민의힘 의원이다.
이 고문은 지난 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동 창당 무산’ 글을 올렸다 지운 데 대해서는 “미래대연합 다섯 공동위원장 중 한 분이 ‘당신들하고는 창당하는 건 안 되겠다’고 통지해왔다”며 “지지자와 당원들에게 알려야 할 것 같아서 트위터에 올렸었다”고 말했다.
다만, “조금 있다가 바로 다섯 분 중 다른 분이 연락이 와서 ‘내가 다 설득을 할 테니 시간을 달라’고 해서 독자 창당이라는 말이 퍼지면 안 될 것 같아 곧바로 삭제했다”며 “삽시간에 리트윗이 몇백명 발생해 많은 사람이 (그 글을) 봤다”고 덧붙였다.
당시 이 고문의 SNS에는 “내일 창당대회는 우리 측만으로 ‘새로운미래’라는 명칭으로 창당하기로 했다”며 “미래대연합이 몇 시간 전에 스스로 해산했다는 전달을 받았다. 우리는 그동안 통합을 노력해왔다”는 글이 올라왔었다.
토요일 오후 SNS를 떠들썩하게 하고 일부 언론에까지 보도된 이러한 글을 놓고 이 고문은 “그때는 그게 맞는 거였다”는 다소 ‘뼈 있는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