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북서쪽으로 80㎞ 떨어진 푸토성 성도 비엣찌시 부더랑고등학교가 휴일인데도 교정이 떠나갈 듯 떠들썩하다. 학생들이 한국에서 온 대학생 언니, 오빠, 형, 누나들에게 유창한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며 연신 인사를 건넨다. 한국 대학생들도 ‘신짜오(베트남어로 안녕하세요)’라며 화답했다.
코로나19로 잠시 주춤했던 대학생 해외봉사가 재개됐다.
이날 DB김준기문화재단 ‘DB 드림리더 장학생’으로 선발된 대학생 19명이 해외 자원봉사를 위해 베트남 북부 푸토성을 찾았다. 2005년 설립한 부더랑고교는 30개 반, 학생 수 1000여명, 교사 46명 규모다.
각 팀은 지역 문제, 국제개발협력 등 다소 딱딱한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푸토성 지역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활동을 설계하고 학생들이 진행 과정에 참여해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기도 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에서 일하고 싶다는 송인준씨(연세대 국제학과 4학년)는 “베트남 아이들도 물 부족 등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제가 몰랐던 베트남의 매력과 진짜 베트남 학생들의 모습을 알게 됐다”며 “미래에 유엔에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번 봉사활동이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베트남의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었다”며 “이 학생들이 졸업하고 이 나라의 발전을 이끌고 양국의 파트너십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인재로 성장할 것을 믿는다. 여기서 베트남의 미래 지도자를 미리 만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민정씨(동덕여대 커뮤니케이션콘텐츠전공 4학년)는 “아이들에게 한국 약과를 나눠 줬는데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했다”며 “봉사라고 하면 뭔가 거창하고 좀 더 사회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해외봉사를 통해 작은 것이라도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게 있구나. 문화교류를 하면서 서로 행복해지는 거구나. 그리고 봉사라는 것이 온전히 내가 주는 것이 아니고 서로서로 받는 것이라는 느낌도 얻었다”고 전했다.
부 반 비엣 부더랑고 교장은 “해외봉사단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대학생들과 국제문화교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학생들의 자신감을 일으킬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며 “학생들이 아름다운 한국 문화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봉사단은 베트남 국조(國祖)인 훙왕을 기리는 사원도 둘러보고 바인쯩(대나무잎에 싼 찹쌀밥) 만들기 체험도 했다. 푸토성 훙왕사원에서 매년 음력 3월 10일에 열리는 훙왕기념일 제례식은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됐다. 국가주석을 비롯한 고위공직자들이 이곳을 찾아 조상들에 대한 제사를 지내고, 국가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한다. 우리의 개천절과 비슷하다.
송경주 DB김준기문화재단 차장은 “장학생 봉사단과 함께 그동안 꾸준히 베트남, 라오스 등에서 해외봉사활동을 하면서 현지 학생들과 문화교류를 하다 코로나19로 활동을 중단했다가 이번에 재개했다”며 “부더랑고교 학생과 함께 환경과 지역 문제를 고민하며 해결점을 찾아보고, 또 한국과 베트남의 문화를 교류하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DB김준기문화재단은 ‘좋은 기업’을 경영의 신조로 삼고 있는 DB그룹의 사회공헌기관으로서 1988년 설립 이후 장학사업, 학술연구지원·교육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DB 드림리더 장학생의 경우 국내 대학(4년제) 3학년 재학생으로서 성적 평점평균 B0 이상, 한국장학재단 학자금 지원구간 8구간 이하이면 지원 가능하다. 등록금 전액 또는 학업장려금 학기당 300만원 중 선택할 수 있다. 장학금은 장학생 선발 시부터 졸업 시까지 최대 3년 내 4회 지급한다. 우수 활동자는 해외 봉사활동 참가 기회가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