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서울역에서 출근길 지하철 시위… 경찰과 물리적 충돌도 [사사건건]

활동가 1명, 현행범으로 경찰에 체포
열차 상·하행선 각각 10~20분간 지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6일 서울지하철 1호선 서울역 승강장에서 제58차 지하철 탑승시위를 벌이다 한 활동가가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과 전장연에 따르면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이날 오전 8시32분쯤 전장연 활동가 1명을 철도안전법 위반 및 업무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오전 8시쯤부터 전장연 활동가 120여명이 서울역 역사 내에서 출근길 지하철 탑승시위를 하면서 열차는 10∼20분가량 지연됐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6일 서울역 1호선 지하철 승강장에서 '58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진행하던 중 경찰 등 관계자들과 승강이를 벌이고 있다. 뉴시스

전장연이 출근시간에 지하철 탑승을 시도한 것은 지난달 22일 이후 15일 만이다. 전장연 관계자는 “23년 전 오이도역 역사에서 장애인들이 추락한 사고가 있었다”며 “그래서 2001년 2월6일 서울역 지하철 차로에 내려가 집회했는데 왜 23년이 지났는데도 장애인들이 이동할 권리가 보장되지 않고 있는가”라고 말했다.

 

2001년 1월22일 서울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에서 지하철 리프트를 타려던 70대 장애인 부부가 추락했다. 리프트 와이어가 끊어지면서 발생한 사고로 아내는 숨지고 남편은 중상을 입었다. 사고 후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를 비롯한 장애인 활동가들이 서울시에 공개사과와 모든 지하철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 1역사 1동선 확보를 요구하는 등 이 사건은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해달라고 활동하는 계기가 됐다.

 

전장연은 전날도 보도자료를 통해 “23년이 지나도 리프트에서 추락해 죽어간 장애인들에 대한 서울시의 공개 사과는 없었고, 지하철 엘리베이터 1역사 1동선 100% 설치는 여전히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날 전장연이 지하철 탑승시위를 진행하며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직원이 활동가들을 강제 퇴거시키는 과정에서 혼란이 빚어졌다. 박 공동대표가 ‘오세훈 서울시장 권리중심 공공일자리폐지 거주시설연계사업폐지 총 505명 해고! 해고는 살인이다!’라고 적힌 피켓을 든 채 자신의 목과 다리, 몸통에 쇠사슬을 감자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이 이를 절단하려 하며 물리적 충돌도 발생했다. 박 공동대표는 이때 휠체어에서 떨어져 목에 통증을 호소했다.

 

경찰과 서울교통공사은 전장연 시위를 전면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지난해 세운 뒤 침묵 선전전까지 활동가들을 역사 밖으로 강제 퇴거시키고 있다. 이날까지 전장연 활동가 31명이 현행범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