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 당론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김의겸 같은 사람이 의원이 되고 최강욱 같은 사람이 의원이 된다”고 폐해가 심각하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출근길에 만난 기자들에게 민주당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 방침을 놓고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운동권 특권 세력 청산이 이번 총선의 중요한 시대정신이라고 말씀드렸다”며 “이런 위성정당 제도를 통해 (운동권 특권 세력이) 더 많이 의원이 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잘못된 제도’라는 식의 비판도 더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선거제는 원래 합의해야 하는 것”이라며 “한 사람의 생각, 한 사람의 기호, 한 사람의 정략적 정치공학에 따라 좌우되면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과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당시 민주당 출신 손혜원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이 주도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나와 국회에 입성했다. 이듬해 12월 양당의 ‘더불어민주당’ 이름 합당에 따라 최 전 의원과 김 의원은 민주당 당적을 갖게 됐으며, 최 전 의원은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 확인서를 써준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되면서 의원직을 상실했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5일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준연동제는 비록 불완전하지만 한걸음 진척된 소중한 성취”라며 “과거 회귀가 아닌 준연동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다”고 당론을 현행 ‘준연동형’ 유지로 확정했다. 그간 준연동형 유지와 병립형 회귀를 놓고 내부 의견이 엇갈린 상황에서 당이 전권을 위임하자 이 대표는 고심 끝에 이같이 결론지었다.
이 대표는 “위성정당 금지법을 거부한 여당은 위성정당을 창당하고 총선 승리를 탈취하려고 한다”며 “안타깝지만 여당의 위성정당을 막을 방법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거대 양당 한쪽이 위성정당을 만들면 패배를 각오하지 않는 한 다른 쪽도 맞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칼을 들고 덤비는데 맨주먹으로 상대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통합형 비례정당 추진을 내세우면서 ‘준위성정당’이라는 말을 꺼낸 이 대표는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의 질의응답에서 “절반쯤 위성정당이고 절반쯤은 소수정당의 연합플랫폼 형태”로 ‘통합형 비례정당’ 의미를 설명하고, “반반쯤 섞여 있기 때문에 ‘준위성정당’이라 표현했다”고 밝혔다.
이 대목에서 나온 “민주당이 범야권 진보 개혁진영, 민주 진영의 가장 큰 비중을 가진 맏형이기 때문에 그 책임을 크게 질 수밖에 없고, 그 큰 책임에 상응하는 권한도 당연히 가져야 한다”던 이 대표 발언에 일부에서는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선순위를 말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표에 결정 권한을 위임하고 대한민국 선거제라는 중차대한 결정을 한 사람이 좌지우지했다”며, “제2의 윤미향·최강욱·김의겸 의원처럼 각종 사건·사고·논란의 중심이 될 인물들에게 국회에 입성의 문을 활짝 열어준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