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로 나아가라”… 1선발 낸 국힘, 다음 타자는 조경태?

국민의힘이 부산을 대표하는 보수 정치인인 서병수 의원에게 민주당 전재수 의원 버티고 있는 부산 북강서갑, 경남지사 출신의 김태호 의원에겐 민주당 김두관 의원 지역구인 경남 양산시 출마를 요청했다.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을 내세워 낙동강 벨트에서 승리를 거머쥐겠다는 것이다. 이에 부산 중진인 5선 조경태 의원 등 PK지역의 인지도 있는 보수 정치인들의 험지 차출 목소리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낙동강 벨트를 탈환하기 위한 국민의힘의 작전이 시작됐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국민의힘, 1선발 PK 구원투수에게 요청

 

국민의힘은 6일 서 의원과 김 의원의 험지출마 요청을 공식화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두 의원 등 당내 중진 의원들의 험지 출마 방침에 대해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선민후사와 헌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치열한 승부의 장에 중량감 있는 분들이 나가주시는 것이 국민으로부터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길이라며 공천의 원칙을 재확인했다. 앞서 장동혁 사무총장은 두 사람의 험지 차출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서 의원은 부산 진갑에서 북강서갑으로, 김 의원은 경남 함양‧거창‧합천에서 양산을로 지역구를 바꿔 출마시킨다는 것이다. 부산 북강서갑의 현역은 전재수 의원이고, 경남 양산을은 김두관 의원으로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한 지역이다.

 

한 위원장이 거론한 선민후사는 자신이 당에 입당하며 밝힌 자세이다. 이 같은 원칙에 따라 중량감 있는 중진 의원들을 민주당 당선 지역에 배치해 승부를 보겠다는 얘기다.

 

지역 여권에서는 4·10 총선 부산 바람의 첫 시작이 되는 곳이자 진보세가 강한 지역인 ‘낙동강 벨트’에 중량감을 갖추고 있으며 전체 부산 선거판을 이끌 수 있는 중진 인사가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왔다. 공관위의 ‘영남 중진 물갈이’와 맞물려 북강서갑이 부산 3선 이상 의원들의 새로운 활로가 될 것이란 예상도 있다.

 

특히 당이 1차적으로 험지출마를 요청한 서병수 의원과 김태호 의원는 모두 부산과 경남지역에서 성과와 인지도를 두루 갖춘 대표적인 보수 정치인이다. 국민의힘은 이같은 중진 의원들을 앞세워 낙동강 벨트에서 승리를 거두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부산 지역 좌장으로 평가받는 서병수 의원은 4년 전 21대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부산진갑에 전략공천됐지만 해운대구청장, 부산시장 등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2020년 4월 15일 치러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3750표(3.49%) 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경남 거창군수를 지내고 경남지사를 거친 3선 의원의 김태호 의원은 2006년 경남지사 선거에서 이미 김두관 의원과 한차례 맞붙어 승리한 바 있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김태호 의원

◆“당이 요청하면 가겠다”…다음 타자는 조경태?

 

우선 당으로부터 험지출마를 요청받는 두 의원 모두 어려운 당의 상황을 고려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서병수 의원은 당의 험지 출마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하고 7일 입장을 발표하겠다는 계획이다.

 

김태호 의원은 현재 당의 요청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민 중인 입장이다. 그는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무겁게 책임감이 느껴진다. 단지 거창·함양·산청 지역에서 저를 일으켜줬고, 지역민과 한 약속도 있기 때문에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여기에 장 사무총장은 김태호 의원은 당을 위해 충분히 헌신해주실 거라 생각한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태호 의원의 양산으로 갈 경우 김두관 의원과의 빅매치가 재성사된다. 이날 김두관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메시지를 통해 국민의힘에서 김태호 의원에게 제 지역구인 양산을 출마를 요청했다 합니다.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고 이미 밝힌 상태다.

 

다음 시선은 PK지역 중진으로 쏠린다. 서부산과 경남 김해·양산 등을 지칭하는 낙동강벨트에서 민주당 3선인 민홍철 의원이 버티고 있는 김해갑을 비롯해 김두관 의원의 양산을, 김정호 의원의 김해을, 전재수 의원의 북강서갑, 최인호 의원의 부산 사하갑 등이 민주당 소속 현역 의원들이 포진한 상태다. 결국 국민의힘으로서는 인지도와 행정력, 중앙무대 경험을 두루 경험해 당선가능성이 높은 중진들을 이들 지역에 포진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에 다음은 부산사하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5선 중진의 조경태 의원에게 눈이 쏠린다. 조 의원의 경우 최근 김포의 서울 편입 전략, 이른바 메가시티 전도사로 수도권에서 인지도가 크게 오른 상태다. 여기에 바로 인근 지역구인 부산사하갑의 경우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의 대항마가 부재한 상황이라 부산사하갑 차출 가능성도 크게 점쳐지고 있다.

 

현재 부산사하갑의 경우 야당은 최인호 의원으로 사실상 결정된 반면 여당의 경우 다수의 후보가 예비후보로 등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최 의원을 상대하기 버겁다는 평가가 많다. 이에 조 의원에게 사하갑에서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조 의원이 현재 지역구로 두고 있는 사하을의 경우 이미 다선을 하면서 당원협의회가 잘 꾸려진 만큼 경선을 통과한 예비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