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알고리즘이 여성 혐오적인 콘텐츠 확산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과 켄트대학교 연구팀은 10대 남성들을 인터뷰한 결과에 의거해 다양한 관심사와 성향의 틱톡 계정을 설정한 뒤 7일 동안 틱톡이 추천하는 1000개 이상의 동영상을 시청했다. 연구 초기에 틱톡이 추천하는 콘텐츠 중 여성을 대상화하거나 성희롱, 비하하는 여성 혐오적 콘텐츠의 비중이 13%에 불과했지만 5일 후에는 56%로 증가했다.
틱톡의 알고리즘에 의해 시간이 지날수록 남성 청소년 시청자들에게 여성 혐오적인 콘텐츠 추천이 늘어나 그 비중이 4배에 이른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틱톡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이 결과는 틱톡 외에 다른 SNS 플랫폼에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SNS의 영향에 대해 청소년과 학교 교사 등을 인터뷰한 결과 이러한 콘텐츠에서 제시되는 혐오 이데올로기와 여성 혐오적 비유가 스마트폰과 PC의 스크린을 벗어나 학교로 유입돼 주류 청소년 문화에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연구를 이끈 케이틀린 레거 UCL 수석연구원은 “틱톡과 다른 소셜미디어 사이트의 알고리즘 프로세스는 외로움을 느끼고 통제력을 상실한 이들의 취약점을 노리고 유해한 콘텐츠를 게임화한다. 젊은이들은 극단적 콘텐츠를 마치 오락처럼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온라인상의 이런 유해한 견해와 비유가 이제 젊은이들 사이에서 일상화해 이들의 오프라인 행동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연구를 조직한 학교 및 대학 지도자 협회 제프 바튼 사무총장은 “틱톡과 SNS 플랫폼 전반에 걸쳐 알고리즘을 시급히 재검토하고 이러한 유형의 콘텐츠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강화해야만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