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재직 시절 자신이 맡았던 사건의 수사 기록을 지인에게 넘긴 혐의로 기소된 김선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직무대행이 2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재판장 이성복)는 6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대행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뒤집고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김 대행과 함께 기소된 변호사 A씨는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 대행은 2014년 전주지검 근무 당시 목사 박모씨를 사기 혐의로 수사하는 과정에서 구속영장 의견서 등을 A씨에게 넘긴 혐의로 2020년 4월 기소됐다. 김 대행이 수사 기록을 유출했다는 의혹은 A씨의 의뢰인 B씨가 박씨를 추가로 고소하는 과정에서 제기됐다. B씨가 첨부한 서류에는 수사 대상자들의 진술 내용과 계좌번호 등이 적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심은 김 대행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B씨가 다른 경로를 통해 자료 사본을 갖게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달리 항소심은 B씨가 첨부한 서류가 김 대행에 의해 유출된 것이 맞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첨부한 의견서는 김 대행이 작성한 의견서의 최종본을 정확하게 전사한 것으로 인정된다”며 “피해자가 별도의 경로로 의견서를 취득했다는 것은 믿기 힘들다”고 밝혔다.
김 대행은 검찰에서 퇴직한 이후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2022년 9월 공수처에 임용됐다. 현재 수사1부장으로서, 지난달 19일 김진욱 전 처장의 퇴임 이후 공석인 처장 자리도 대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