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왕이와 첫 통화…탈북민 강제북송 우려도 전달

조 장관, “한·일·중 정상회의 준비 가속화”
고위급 교류, 공급망 협력 등 다뤄
“중국이 북한 문제에 건설적 역할 해달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6일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첫 전화통화를 했다. 취임 27일만이다. 조 장관은 한·중 관계의 질적 성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탈북민 강제북송에 대한 국내외 우려도 전달했다. 

 

외교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조 장관과 왕 위원의 첫 전화통화 소식을 전했다. 조 장관은 약 50분간의 통화에서 한·중 양국이 갈등 요소를 최소화하고 협력의 성과를 쌓아나가며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질적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왕이 부장과 통화하는 조태열 장관. 외교부 제공

조 장관은 그러면서 지난해 11월 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차기 한·일·중 정상회의 준비를 가속화해나가기로 한 것을 상기시켰다. 왕 위원은 의장국인 한국의 노력에 지지를 표명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조 장관은 이어 왕 위원에게 북한이 연초부터 각종 도발을 지속하며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안보리 결의가 금지하는 핵·미사일 개발과 함께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추진하는데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 장관은 왕 위원에게 탈북민 강제 북송에 대한 국내외 우려를 전달하고 탈북민들이 강제북송 되지 않고 희망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중국 정부의 각별한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최근 중국에 대한 유엔 보편적정례인권검토(UPR)에서 탈북민 인권에 대해 우리 정부가 처음으로 질의한데 이어 양자 관계에서도 탈북민 강제 북송 문제를 꾸준히 다루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부가 이날 제시한 양국 간 의제는 △고위급 교류, 공급망 협력 등 한·중 관계 전반, △북핵·북한 문제 등 상호 관심사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기다린다는 언급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지난해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만남에서 방한 의사를 밝혔다고 우리 정부가 전한 바 있다.

 

양 장관은 한·중 외교안보대화, 외교차관 전략대화, 1.5트랙 대화 등의 협의체가 조기 개최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또 변화하는 통상 환경 속에서 양국간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 등 협력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국간 무역 투자를 심화해 새로운 발전 동력을 찾아나가자는데 공감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왕 위원은 앞으로 조 장관과 좋은 업무 협력 관계를 형성해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하고 조 장관에게 중국을 방문해달라고 요청했다. 조 장관은 왕 부장의 취임 축하와 초청에 사의를 표하고 상호 편리한 시기에 중국을 방문하도록 외교 채널을 통해 협의하자고 답했다.

 

외교부는 이날 두 장관의 전화 통화에 대해 “양측은 한·중관계를 중시하고 이를 지속 발전시켜 나가기로 한 공감대를 재확인하고, 양국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다양한 수준에서 전략적 교류·소통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