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권 탄생 책임론' 후폭풍… 친명·친문 갈등 재점화?

임혁백 “檢정권 탄생 원인 제공자 책임있는 자세 보여야”
임종석·노영민·추미애 겨냥 논란

‘친문’ 고민정 “뺄셈정치 극에 달해”
‘친명 좌장’ 정성호 “원론적 말씀”
‘비명’ 박용진 “또 다른 논란 만드는 일”

더불어민주당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이 띄운 ‘윤석열 정권 탄생 책임론’에 친명(친이재명)·친문(친문재인) 갈등이 재점화된 가운데 친문(친문재인)계 고민정 의원은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지명 발표는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던 제가 했다”고 말했다. 그는 “뺄셈의 정치가 극에 달하고 있다”며 ‘통합·연대의 정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고 의원은 이날 “정치권이 연일 공천 문제로 떠들석하다”며 “뺄셈의 정치가 극에 달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4일 이재명 대표의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을 언급하며 그 자리에서 나온 ‘명문(이재명·문재인) 정당’ 구호가 “말의 잔치에 그쳐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4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과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고민정·정청래 최고위원, 문 전 대통령, 이 대표. 연합뉴스

이 대표가 최근 예고한 통합형 비례정당에 대해서도 “정강정책은 다르지만 윤석열 정권 폭주를 멈춰세우기 위해 최대한 교집합을 키워나가겠다는 것”이라며 “하물며 당내 생각이 다른 이들과의 연대는 말할 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임 위원장의 “본의 아니게 윤석열 검찰 정권 탄생의 원인을 제공하신 분들 역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 주시기 바란다” 발언과 관련해선 “2019년 7월 윤석열 검찰총장 지명 발표는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 제가 했다”며 “책임을 회피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다만 그는 “통합의 정치, 연대의 정치가 절실한 때에 무엇이 범진보진영 승리를 안겨줄 수 있는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어떤 길이 윤석열 정권 폭주를 빠르고 강하게 막아낼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선 임 위원장의 윤석열 정권 탄생 책임론이 겨냥한 인사가 누구냐를 두고 계속 말이 나오는 형편이다. 당장은 문재인정부를 대표하는 얼굴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임명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노영민 전 실장, ‘추·윤 갈등’으로 윤 대통령의 ‘몸값’을 키워줬단 평을 듣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임 전 실장은 서울 중·성동갑, 노 전 실장은 충북 청주상당 출마를 준비 중이다. 추 전 장관은 전략공천 가능성이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6일 여의도 당사에서 공관위 1차 심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친명 좌장’이라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임 위원장이 구체적으로 지목해서 얘기한 게 아니라 우리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으니까 전 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분들이 스스로 용단하는 게 필요하지 않겠냐는 의견을 반영해서 원론적인 말씀하신 것”이라고 평했다.

 

임 위원장의 언급이 괜히 당내 분란만 키웠다는 비판도 나온다. 대상이 불분명한 메시지 때문에 이 대표의 문 전 대통령 예방으로 잠잠해지는가 했던 당내 갈등을 재차 촉발시켰단 것이다. 일각에선 지난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 또한 책임론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터다. 비명(비이재명)계 박용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사실 대선에 대한 책임을 얘기하려면 대선백서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런데 저희가 백서 작업을 안했다. 백서 작업을 안했는데 대선 패배 책임을 묻는 이 일이 이번 공천 과정에서 벌어지면 또 다른 논란이 되지 않을까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