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공천레이스'…대구·경북 설 명절 앞두고 밥상머리 민심 '정조준'

민족 대명절인 설 연휴 기간 밥상머리 민심의 화두는 단연 4월 치러지는 제22대 총선이다. 설 연휴가 지나면 어느 정도 공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이면서 대구와 경북 지역 정치권의 긴장감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9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명절 밥상 민심이 선거 승리의 향배를 가르는 만큼 공천 경쟁의 분수령이 될 예정이다. 설 연휴 기간 지역별로 출마를 준비 중인 후보들에 대한 세평부터 여야 각 정당의 평가, 전반적인 여론 등을 살필 수 있는 모습이 그려진다.

국회 앞 투표 퍼포먼스 모습. 뉴스1

국민의힘은 16일부터 대구·경북지역 공천 면접을 시작함에 따라 설 연휴동안 지역구 쟁탈전이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특히 부산발 중진 희생론이 나오면서 공천 심사를 위한 여론조사도 현역 물갈이를 위한 지적이 나오면서 반발하는 모습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5선인 주호영 의원(수성갑)에 대해 '동일 지역구 3선 페널티 대상'이라는 해석을 내려 더욱 그렇다. 주 의원은 수성을에서 4선을 하고 수성갑으로 옮겼다. 수성갑과 수성을을 동일 지역구로 묶은 셈이다.

 

경북 일부 지역은 공천 자리를 놓고 10명 가까이 경쟁하는 등 ‘본선보다 치열한 예선’이라는 우스게 소리가 나오고 있어 지역 유권자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전망이다.

 

실제, 포항남·울릉은 등록한 국민의힘 예비후보만 9명, 안동·예천의 경우도 총 8명이 신청하는 등 지역별로 후보가 난립하고 있다. 안동·예천 지역에서는 최근 선거구 분리 반대 주장이 잇따르고 있는 만큼 연휴를 기점으로 지역 내 반발이 더욱 커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천 심사를 위해 진행되는 '여론조사 방식'도 현역 의원들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공관위는 이미 진행한 현역 의원 컷오프(공천 배제) 조사와 다르게 지역구별 공천 신청자 전원의 경쟁력을 확인하는 여론조사를 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선 공천을 신청한 국민의힘 예비후보 중 누가 가장 나은 지를 묻는 게 아니라 타 정당 후보에 대비한 경쟁력을 물었다.

 

대구·경북지역 한 중진 의원실 관계자는 "당심이 강한 대구와 경북에선 후보들 간 비교가 아닌 타당 후보와 비교를 하기 때문에 여론조사에서 현역과 예비후보 간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유독 TK에게서만 공천룰 잣대가 엄격한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5일 대구 수성구 만촌동 호텔인터불고에서 열린 회고록 출간 기념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행보도 설 밥상에 오르내릴 수 있다. 최근 가진 회고록 북콘서트에서 박 전 대통령은 "정치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총선을 두 달 정도 앞둔 시점이어서 정치적 해석이 분분하다.

 

이날 행사장에는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군인 측근 유영하 변호사와 배기철 전 대구 동구청장, 조명희 의원, 손종익 상생정치연구원장 등이 대거 참석하기도 했다. 

 

지역 한 정치권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낮이 수도권에서 흔들림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한 친박 세력들이 다시 국민의힘에 진입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