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미국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 중단을 요구했다. 이 요구조건이 충족되면 종전 협상 등에 나설 수 있다는 의사도 피력했다.
이같은 발언은 미국의 친(親)트럼프 극우 논객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와의 인터뷰로 전해졌다. 칼슨은 지난 7년간 미국 보수 매체인 폭스뉴스의 대표 프로그램 ‘터커 칼슨 투나잇’을 진행한 인기 앵커였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각별한 친분을 유지한 극우 언론인이다.
인터뷰는 9일(현지시간) 칼슨의 개인 사이트를 통해 영어로 더빙돼 공개됐다. 인터뷰는 지난 6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진행됐다고 한다. 푸틴 대통령이 지난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로 서방 언론인과 단독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약 2시간짜리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은 “지금까지 러시아에 전략적 패배를 안기자는 외침들이 있었지만, 그들도 이루기 어렵다는 것을 분명히 알게 됐다”며 “내 생각에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우리는 미국 지도자에게 ‘당신이 군사 행동을 중지시키길 원한다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을 멈춰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며 미국의 대(對)우크라이나 무기 공급이 중단되면 휴전 조건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신들(미국)은 우크라이나 지도부에 싸움을 멈추고 협상에 나서라고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협상을 통해 우크라이나와의 분쟁을 해결하길 원한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을 결코 거부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러시아가 외교 채널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을 중단할 것을 협상의 전제 조건 차원에서 미국에 요구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가 패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11월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미국에서 대통령이 바뀌는 것만으로 러시아를 향한 미국의 태도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관련 질문에 “다른 지도자가 오면 무엇인가를 바꿀지를 물었는가. 그것은 지도자의 성격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엘리트 사고방식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좋은 개인적 관계였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있을 때도 비슷한 관계였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푸틴 대통령은 “서방은 강력한 러시아보다 강력한 중국을 더 두려워한다”면서 “왜냐면 러시아에는 1억5000만명의 사람이 있고, 중국은 인구가 15억명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국 경제는 1년에 5%씩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라고 그 근거를 댔다.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동료이자 친구’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