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등 임의경매 급증… 고금리에 버틸 재간이 없다

아파트 등이 임의경매로 넘어가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집값이 고공 행진할 때 금융권 대출 등으로 자금을 충당해 집을 산 이른바 ‘영끌’족이 최근 2년여 계속된 고금리에 이자 및 대출금 상환에 실패한 게 주요 이유로 지목된다.

 

9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월 집합건물(아파트, 오피스텔, 다세대주택 등) 임의경매 개시 결정등기 신청 건수는 총 5117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2월 3910건에 비해 30.8% 늘어난 수치이며 2013년 1월(5407건) 이후 월간 기준 최다 기록이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뉴시스

임의경매는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린 채무자가 빌린 돈과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할 경우 채권자가 대출금 회수를 위해 부동산을 경매에 넘기는 절차다. 일반적으로 은행 등 금융기관이 채권자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주택 업계에서는 2020년 전후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 과도한 대출을 받아 아파트 등을 산 소위 영끌족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종료 뒤 찾아온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 흐름을 이겨내지 못해 경매에 넘어간 물건이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집합건물 임의경매 개시 결정등기 신청은 최근 가파른 증가 추세다. 지난해 총 3만9059건이 신청됐는데 2022년 2만4101건에 비해 62%나 늘었다. 또 지난해 월평균 1000여건이었던 신청건수가 올해 1월 5000건으로 치솟았다.

 

1월 임의경매 개시 결정등기 신청 건수를 지역별로 보면 경기가 1639건으로 가장 많았고, 부산이 751건으로 전월보다 76%나 늘어났다. 서울(510건), 인천(363건) 등이 뒤를 이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매매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경매 물건 증가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