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딜러’ 된 김민우 “세일즈 도움 안 된 ‘가수 출신’ 내려놔…재혼 계획 있어”

90년대 ‘사랑일 뿐야’, ‘입영열차 안에서’로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해 최고 인기를 누렸던 김민우(55). 그는 당시 지상파방송 10주 연속 1위라는 대기록을 남기며 음악계의 ‘어린왕자’로 통했다. 

 

그랬던 김씨는 현재 자동차 딜러로 변신해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김씨가 가수 시절 겪었던 굴곡진 삶과 수입차 딜러로의 정착 과정, 앞으로 포부 등을 공개했다.

 

김민우 한성자동차 강남전시장 부장(세일즈 마스터)이 지난 6일 메르세데스-벤츠 차량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씨는 1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서 “대부분 가수 경력이 영업에 도움될 거라 얘기하지만 그렇지 않다. 고객 마음이 닫혀있기 때문”이라며 “내가 가수인지 모르고 (구매) 계약하시는 분이 80%”라고 고백했다. 

 

아울러 세일즈에 대해 “천직”이라고 표현하며 “현장 체질이 맞는 것 같다. 계약에 실패할 때도 있지만 이런 기회들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김씨는 현재 메르세데스-벤츠 한국 판매법인 한성자동차 강남전시장에서 영업부장으로 근무 중이다. 올해로 19년째 한성자동차에서 근무한 그의 명함에는 영업 역량이 뛰어난 이들에게 부여되는 ‘세일즈 마스터’가 표시돼 있었다.

 

스스로 ‘흙수저 출신’이라 밝힌 김씨는 자신의 인생 역전 과정도 소개했다.

 

21세 때 ‘사랑일 뿐야’로 데뷔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입대해야 했고, 전역 후 3년간 앨범도 내며 음악 활동을 했지만, 더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설상가상 자신의 전 재산에 빚까지 내 마련한 녹음실마저 방화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밤무대도 뛰었지만, IMF 사태로 클럽들이 문을 닫으면서 2년간 신용불량자 신세도 겪었다고. 

 

그러다 우연히 지인 소개로 재규어, 랜드로버, 아우디 판매사에서 기량을 닦은 뒤 2005년부터 벤츠 딜러로 자리를 굳혔다.

 

김씨는 “처음에는 사막을 걸어가는 마음으로 세일즈를 시작했다”며 “단순히 돈만 버는 게 아니라 내 노력으로 성과를 내며 멋지고 당당히 할 수 있는 게 세일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끝없이 기다리며 계속 연습하는 직업이 가수라면 세일즈는 자기가 움직여서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저는 아직 성공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성공에는 스텝(단계)이 있다. 작은 것부터 노력하고 고객과 관계의 힘을 믿고 차근차근 올라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재혼 계획도 밝혔다. 김씨 부인은 결혼 7년 만인 지난 2016년 혈액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재혼하려는 사람도 있다”며 “영업이 안정됐고, (재혼은) 제가 못하는 부분을 도와줄 수 있다”고 했다. 그에게는 피아노에 재능이 있는 중학생 된 딸이 있다.

 

치열한 수입차 시장에서 ‘성공한 세일즈맨’으로 안착한 김 부장의 삶에 음악과 새로운 가정이 다시 채워지는 셈이다. 

 

그러면서도 김씨는 ‘세일즈 마스터’라는 본업에 충실하겠다는 각오를 밝히며 말을 맺었다.

 

“지금은 ‘저를 고객에게 드린다’는 진심과 솔직함으로 먼저 다가가려 합니다. 올해는 벤츠 누적 판매 1천대 돌파가 목표입니다. 제 삶은 지금도 라이브(LIVE)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