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앞둔 TK 지역 설 민심 살펴보니

보수정당 지지세가 강한 대구∙경북(TK)에서는 설 명절 연휴 밥상머리 이야깃거리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정치 이슈는 불과 두 달 앞둔 4∙10 총선이었다. 오랜만에 고향집에 모인 가족, 친지들은 여야 공천 상황에서 저마다 지역 선거구 출마자들을 두고 세평을 이어가며 갑론을박을 벌였다.

 

지난 6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연수회에서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모의개표 실습을 하고 있다. 뉴시스

대구∙경북의 경우 상당수 지역 선거구 주자들이 윤곽을 드러냈고, 대통령실을 비롯해 정부 출신 인사들의 대진표 구성도 마무리한 만큼 이번 설 명절 현역의원들의 컷오프 여부 등에 관심이 쏠렸다.

 

일부 시민들은 국민의힘 공천과 관련해 공정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직장인 이모(47) 씨는 “벌써부터 국민의힘에서는 공천 내정자를 미리 정해두고 선거구를 재조정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면서 “특정인을 염두에 둔 선거구 재편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제3지대 정당과 신당 추진 세력들이 연휴 첫날인 지난 9일 전격 통합을 발표한 것도 명절 밥상에 올랐다. 대구∙경북 지역민들은 대체로 “이념과 정체성이 다른 이준석 대표와 이낙연 대표 등이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반면 수도권 귀성객들은 “거대 양당의 피로감을 느낀 유권자들과 중도층, 무당층의 표심이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 연휴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바닥 민심은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이었다. 수도권보다 지방경제 상황이 더 심각한 점을 인식하고 서민들이 먹고 살 수 있도록 정치권의 실질적인 노력을 주문했다. 자영업자 김모(63)씨는 “총선 이후 지역 정치권이 피부에 와닿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민심 회복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이 총선 승리보다는 민생경제 살리기에 더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쓴소리도 있었다. 경북 포항에 거주하는 이모(46)씨는 “이번 총선에서 누가 당선될지는 관심 없다”며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물가부터 잡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