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정당 지지세가 강한 대구∙경북(TK)에서는 설 명절 연휴 밥상머리 이야깃거리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정치 이슈는 불과 두 달 앞둔 4∙10 총선이었다. 오랜만에 고향집에 모인 가족, 친지들은 여야 공천 상황에서 저마다 지역 선거구 출마자들을 두고 세평을 이어가며 갑론을박을 벌였다.
대구∙경북의 경우 상당수 지역 선거구 주자들이 윤곽을 드러냈고, 대통령실을 비롯해 정부 출신 인사들의 대진표 구성도 마무리한 만큼 이번 설 명절 현역의원들의 컷오프 여부 등에 관심이 쏠렸다.
일부 시민들은 국민의힘 공천과 관련해 공정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직장인 이모(47) 씨는 “벌써부터 국민의힘에서는 공천 내정자를 미리 정해두고 선거구를 재조정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면서 “특정인을 염두에 둔 선거구 재편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제3지대 정당과 신당 추진 세력들이 연휴 첫날인 지난 9일 전격 통합을 발표한 것도 명절 밥상에 올랐다. 대구∙경북 지역민들은 대체로 “이념과 정체성이 다른 이준석 대표와 이낙연 대표 등이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반면 수도권 귀성객들은 “거대 양당의 피로감을 느낀 유권자들과 중도층, 무당층의 표심이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 연휴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바닥 민심은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이었다. 수도권보다 지방경제 상황이 더 심각한 점을 인식하고 서민들이 먹고 살 수 있도록 정치권의 실질적인 노력을 주문했다. 자영업자 김모(63)씨는 “총선 이후 지역 정치권이 피부에 와닿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민심 회복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이 총선 승리보다는 민생경제 살리기에 더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쓴소리도 있었다. 경북 포항에 거주하는 이모(46)씨는 “이번 총선에서 누가 당선될지는 관심 없다”며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물가부터 잡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