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맞아 분위기에 휩쓸려 술을 과하게 마셨다간 급성 췌장염을 유발할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급성 췌장염은 발병 2주 이내 급격히 진행되고, 방치할 경우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드물지 않아 초기에 적절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급성 췌장염은 췌장에 급성 염증 반응이 생긴 것으로, 가장 흔한 원인은 음주와 담석이다. 술은 췌장에 직접적인 손상을 가할 수 있고, 담석은 담낭으로부터 나와 췌관을 막는 경우 췌장액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못해 췌장 세포의 손상을 불러 일으켜 췌장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중성지방혈증이나 다른 약의 영향 등으로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주요 증상은 명치 혹은 상복부에 심하고 지속적이며 등쪽으로 퍼지는 급성 복통이다. 간혹 흉부나 하복부로 퍼질 수도 있다. 복통 외에도 발열, 오심, 구토, 복부 팽만감, 식욕부진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진단법은 △명치 혹은 상복부 심한 급성 복통 △혈청 췌장 효소가 정상 상한치의 3배 이상 △급성 췌장염에 합당한 복부 영상 소견 중 2가지 이상에 해당되면서 다른 췌장 질환이나 급성 복통을 일으키는 질환이 배제되면 급성 췌장염으로 판단할 수 있다.
급성췌 장염은 금식, 충분한 수액 공급 등의 보존적 치료로 대부분 잘 치료 되지만 일부 중증도 이상의 심한 췌장염에서는 신장 기능 저하, 저산소증 등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인한 쇼크가 발생될 수 있어 전문적인 집중 치료를 필요로 한다.
급성 췌장염은 원인에 따라 예방법도 다르다. 음주에 인한 급성 췌장염인 경우 금주가 필수이고, 담석에 의한 경우는 내시경적역행성담췌관조영술(ERCP)을 통한 담석 제거 시술이나 담낭 절제 수술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중성지방혈증에 의한 급성 췌장염의 경우는 중성지방을 낮추는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반복적인 급성 췌장염은 점차 췌관 손상 및 췌장실질의 섬유화를 일으켜 만성 췌장염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
김효정 고려대 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급성 췌장염으로 의심되는 상복부쪽의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 경우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원인 규명, 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급성 췌장염의 20% 정도는 중증으로 발전되기도 하는데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하거나 치명적일 수 있어 환자 상태에 따라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음주는 급성 췌장염의 주원인 중 하나로, 알코올성 급성 췌장염의 원인 제거를 위해 평소 금주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