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보수적 시대’ 지친 중국여성, 스위프트에 열광”

공연 실황영화 인기… 상영 연장
“페미니즘 가사 따라 불러… 해방구”

전 세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중국에서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이끄는 ‘보수적인 시대’에 지친 여성들을 열광시키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위프트의 순회공연 ‘에라스 투어’ 실황 영화는 중국 전역 약 7000개 스크린에서 상영돼 9500만위안(약 175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폭발적인 인기로 다음달 1일까지 상영이 연장됐다.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지난 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에라스 투어' 공연에서 열창하고 있다. 스위프트는 이날 일본을 시작으로 호주, 싱가포르 등지에서 아시아 순회 공연을 한다. AP연합뉴스

블룸버그는 영화에서 여성들이 페미니즘 가사를 큰소리로 따라 부르고, 10대들이 성 소수자를 응원하는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이 등장하는 점을 지적했다. 통신은 “이 영화는 점점 더 엄격해지는 사회 통제와 공산당의 경직된 요구를 거부하는 젊은 여성들에게 드문 해방구가 되고 있으며, 시 주석의 보수적인 여성관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당 산하 여성조직인 부녀연합에 “출산 증진에 바탕을 둔 새로운 결혼·출산문화를 육성하라”고 주문, 시대착오적 여성관을 드러냈다는 비판을 받았다.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의 전통적 역할을 강조하는 가부장제를 강화했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2022년 당 최고 권력기구인 중앙정치국에 최소 1명의 여성위원을 둔다는 불문율을 깨고 위원 모두를 남성으로 선출하기도 했다.